서울 도심의 호텔이 청년주택으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8일 관광호텔로 운영 중인 종로구 소재 베니키아호텔을 238가구 규모의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을 9일 고시한다고 밝혔다.
지하철 1호선 동묘역 인근에 위치한 베니키아호텔은 지하 3층 지상 18층 건물로 2015년 12월 건립됐다. 사업주는 베니키아호텔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베니키아호텔의 객실 238실은 고스란히 청년주택으로 바뀐다. 신혼부부용 주택 2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236가구는 직장인과 대학생을 위한 1인가구용 주택으로 조성된다. 지하 1·2층과 지상 2층에는 체력단련실, 북카페 등 입주민들이 함께 쓰는 편의시설이 신설된다. 하반기에 공사에 들어가 내년 1월 준공 후 입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례는 도심 호텔이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전환되는 첫 사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유럽 순방 중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호텔과 업무용 빌딩을 주택으로 전환하는 구상을 처음 밝혔다. 이후 서울시는 도심 업무용 오피스나 호텔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용도변경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신설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역세권 고밀도개발을 통해 청년층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박원순표 주택정책’이다. 서울시가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절차 간소화, 건설자금 지원 등을 제공하면 민간사업자가 역세권에 주거면적 100%를 임대주택으로 지어 청년층에게 우선 공급한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도심 내 업무용 빌딩의 공실이나 호텔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변경해 청년들에게는 직장에서 가까운 주택을 공급하고 침체됐던 도시에는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신축뿐만 아니라 비주거용 건물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변경하는 등 다양한 모델을 제시해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