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이불’ 없어서…낮밤 온도차 최고 20도, 연일 ‘온·냉탕 기온’

입력 2019-05-09 04:05

일부 지역의 밤낮 기온차가 최고 20도까지 벌어지는 등 하루에도 온·냉탕을 넘나드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 내륙지방에서 이 같은 현상이 특히 심하다. 전문가들은 열기가 밤새 우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이불 역할을 하던 구름이 계속 되는 맑은 날씨로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서울·경기지역에서 7일 최저기온은 1.1~9.8도, 최고기온은 18.1~24.3도였다고 8일 밝혔다. 대부분 일교차가 15도를 넘나드는 가운데 특히 경기도 파주에서는 이날 일교차가 20.5도에 이르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 일교차가 평년의 같은 기간보다 5도 이상 벌어지는 곳도 나타났다. 기상청은 이처럼 밤낮 기온차가 심한 날씨는 주말을 넘어 1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은 물론 대전과 광주,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일교차가 14도를 넘는 등 그 폭이 클 전망이다.

일교차가 예년보다 심하게 벌어진 건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한반도에 다가온 이동성 고기압 때문에 하늘이 맑게 개면서 밤 사이 지상의 열이 달아나지 않도록 붙잡아줄 ‘구름 이불’이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맑은 날씨로 낮에는 지면을 달궜던 열이 밤에는 죄다 달아나는 셈이다. 이를 기상학계에서는 ‘복사 냉각(radiative cooling)’ 현상이라고 부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상 기온현상까지라고 볼 수는 없지만 평년보다 일교차가 큰 건 사실”이라면서 “여름이 다가오면 전체 기온이 올라 자연스레 일교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하게 벌어진 밤낮 기온차는 환절기 독감 환자 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주 독감 의심환자 수는 외래환자 1000명당 3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6명을 한참 넘었다. 독감 유행 기준 6.3명의 약 6배 달하는 수치다. 기상청 관계자는 “출근이나 등교 때 겉옷을 챙기고 밤에 가정에서도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