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을 제대로 공부하면 심장이 두근거릴지도 모른다. 바울을 제대로 공부하면 도전을 받을지도 모른다. 바울을 제대로 공부하면 우리 삶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렇게 독자를 유혹하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바울 입문서다. 미국 베일러대 신약학과의 브루스 W 롱네커 교수와 토드 D 스틸 교수가 바울의 생애, 서신, 신학에 대해 종합적으로 집필했다.
먼저 바울의 생애를 다룬 뒤 그가 남긴 신약의 서신서를 살펴본다. 성경의 순서 대신 가장 먼저 쓴 서신으로 불리는 데살로니가 전·후서로 시작한다. 이어 주요서신으로 꼽히는 갈라디아서와 고린도전·후서, 로마서를 점검한 뒤 옥중서신, 목회서신 순으로 13편을 다룬다. 각 권을 연구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을 점검하고 중심 관심사와 기본 내용을 추적한다.
마지막으로 바울의 신학 담론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저자들은 “바울이 제시하는 신학 담론은 깔끔한 명제 모음이라기보다 우리를 벗어난 사자에 가깝다”며 “사자를 길들이는 일은 꿈꾸지 못할지라도, 이 신학 담론이 지닌 몇몇 주요 특징을 발견하고 포효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일은 꿈꿀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입장 위에서 바울의 ‘묵시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신학적 특징을 정리하고 학계에서 다뤄진 여러 공방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신학생을 염두에 두고 쓴 교과서이지만,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읽어도 좋을 책이다. 읽을수록 사도 바울을 알면 알수록, 기독교 사상에 대한 이해 또한 깊어짐을 체감하게 된다. 800쪽에 달하는 ‘벽돌책’이지만 바울과 관련된 그림 사진 지도 등 시각적 이미지를 함께 담아 가독성을 높였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