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금융통화위원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 우려할 시점”

입력 2019-05-08 19:19

조동철(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조 금통위원은 “(한은은) 2012년 이후 인플레이션 타기팅(물가안정목표)이 요구하는 통화정책에 비해 긴축적 기조를 유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조 금통위원의 이 같은 발언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 금통위원은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플레이션의 일시적 목표 수준 이탈을 용인하는 정책이 바람직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이탈이 계속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통화당국의 책무”라고 말했다.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는 2%이지만 올 들어 물가상승률은 0%대에 머물고 있다. 조 금통위원 발언은 결국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낮을수록 좋다”거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조 금통위원은 “총수요 확대의 결과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은 임금과 금리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인들은 공식 통계에 비해 실제 인플레이션이 높은 것으로 인식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 금통위원은 외화 부도 상태였던 1997년 말의 고금리 정책을 예로 들며 “그 대가로 우리 경제는 1998년 상반기에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 조짐이 발생할 정도로 황폐화됐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말에는 환율 급등에도 기준금리를 과감히 낮춰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할 수 있었다는 게 조 금통위원의 평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