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줄이려 태양광 시설 짓는 10대들

입력 2019-05-09 00:01
금산간디학교 고등과정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수업’을 수강 중인 학생들이 2017년 11월 자전거로 달린 거리만큼 기부 받는 ‘기부라이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금산간디학교 제공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정부에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며 ‘등교 거부 운동’을 펼쳐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에도 툰베리처럼 미세먼지 저감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태양광발전 시설을 짓는 10대가 있다. 충남 금산간디학교 고등과정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수업’ 학생들이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 유미호)은 이들과 함께 태양광발전 시설인 ‘환경살림나눔발전소’를 건립한다고 8일 밝혔다. 발전소 건립비용은 센터와 학생들이 각각 1000만원씩 모금해 조성한다.

학생들은 2017년 9월부터 센터와 함께 태양광발전 시설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에너지 전환 관련 연구와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자전거 타기나 요리 등 각자의 장기를 활용한 모금 아이디어를 냈고 곧 실행에 옮겼다. 1㎞당 1000원씩 기부를 받는 ‘기부라이더’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이를 두 차례 진행해 자전거로 140㎞와 180㎞를 달리며 모금 활동을 했다. 지역 축제 중 하나인 금산 월장에 홍보부스를 열고 음식과 천연립밤 등을 판매했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까지 1030만원 상당을 모금했다.

학생들이 모금에만 주력한 건 아니다. 금산군청을 찾아 군의 친환경 재생 에너지 현황과 지원방안을 문의했다. 국회에서 열린 에너지 전환 관련 포럼에 참석해 프로젝트 내용 및 진행 상황에 대해 발언했다.

유준혁 금산간디학교 대표교사는 “미세먼지와 에너지 전환은 이들 세대의 당면과제”라며 “다음세대가 스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작은 움직임을 펼치는 데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전소는 금산간디학교에 설치되며 공사는 센터가 진행 중인 모금 캠페인 ‘더 기빙 플레지 오브 크리스천(The giving pledge of Christian)’이 완료되는 대로 시작된다. 캠페인은 기독교인 1000명이 기도 혹은 기부 등의 방식으로 발전소 설립에 동참하면 센터가 1인당 1만원씩 총 1000만원의 발전소 건립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미호 센터장은 “올해 금산간디학교를 포함해 발전소 2기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이번 기부와 기도 서약을 계기로 한국 그리스도인이 다음세대가 살아갈 환경을 살리는 일에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