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에 전통 섶다리 놓는다

입력 2019-05-08 19:17

경북 안동시가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하회마을에 ‘전통 섶다리’를 설치한다고 8일 밝혔다. 섶다리는 통나무와 솔가지, 흙, 모래 등 자연적 재료를 활용해 소박하게 짓는 전통방식의 다리를 말한다.

하회마을 섶다리는 만송정에서 강 건너 옥연정사 앞 모래사장까지 길이 123m, 너비 1.5m, 수면으로부터 약 60㎝ 높이로 설치되며 6월 초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방문 20주년 기념행사’ 기간 중 앤드루 왕자가 방문하는 오는 14일 섶다리를 완공할 예정이다.

하회마을 섶다리는 오롯이 보존된 한옥과 하회마을 강변길, 휘돌아나가는 물길, 드넓은 모래사장 등 하회마을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와 함께 예스러운 풍광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시는 전통혼례와 옛 장꾼 재현 등 전통문화 재현행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만송정에서 섶다리를 건너면 옥연정사를 지나 바로 부용대 정상까지 걸어서 관람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이전보다 약 30분의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최적의 하회마을 관광코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

하회마을 섶다리는 옛 문헌에도 상세히 기록돼 있다. 1828년 화공 이의성은 안동 도산서원에서 예천 지보에 이르는 낙동강 줄기의 명승지를 여덟 폭 병풍에 묘사했다. 그중 한 폭이 하회마을이며 여기에는 종택 양진당과 충효당 등 와가에 딸린 초가의 원형배치, 하회 16경에 나오는 강섶의 바위들, 특히 강촌마을의 교통수단이었던 나룻배와 섶다리(홍교)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 이 병풍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정길태 안동시 관광진흥과장은 “전국에서 섶다리를 설치한 곳이 더러 있지만 하회마을 처럼 길이가 100m 넘도록 설치한 사례는 드물다”며 “섶다리는 마을 사람들이 농한기에 힘을 합쳐 만들고 홍수에 떠내려가면 가을에 다시 만들었던 공동체 정신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