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유승민, 총선 때 기호 3번 달 건가 2번 달 건가”

입력 2019-05-07 19:06 수정 2019-05-07 21:10
사진=뉴시스

김관영(사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7일 바른정당계 좌장인 유승민 의원을 콕 집어 “당을 흔드는 분들께 묻겠다.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바른미래당)을 달 것인가, 2번(자유한국당)과 함께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2번으로 나갈 것인가”라고 따졌다. 지도부에 반기를 든 진영을 한국당과 묶어 ‘반(反)개혁 연합’으로 갈라치기하면서 버티기에 나선 것이다.

유승민·안철수계 연합 진영에 있는 의원 15명은 이에 맞서 김 원내대표 불신임안을 논의·의결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당은 9일 오후 2시 의총을 열기로 했다. 선거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문제에서 촉발된 당 내홍이 벼랑 끝 당권 쟁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계파 이기주의에 눈이 멀어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들 때문에 당이 연일 시끄럽다”고 반대파를 비난했다. 회의에는 그를 포함해 의원 4명이 참석했다.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 안철수계 의원 전원이 불참한 ‘반쪽 회의’였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김관영을 몰아내고 당권을 확보하겠다는 집착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지도부 옹호파인 임재훈 의원도 “당의 현재 상황은 개혁파와 반개혁파의 충돌”이라고 규정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의총 소집을 요구한 의원들에 대해 “본질은 한국당과의 합당·연대”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당무를 보이콧하고 있는 의원들을 대신해 임재훈·채이배 의원을 각각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에 임명하는 카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지상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며 “그냥 깔끔히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 최소한의 예의이고 마지막 도리”라는 글을 올렸다. 오신환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양치기 소년에서 늑대로 돌변했다”고 적었다.

유의동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의총 소집 의원 가운데 당을 떠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김 원내대표는 마음 놓고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고 했다. 유 의원은 “김 원내대표 말대로 우리가 당에 남아 있지 않을 작정이라면 왜 당을 다시 세우려고 이렇게 시간과 마음을 쏟겠는가”라며 “창당정신을 저버리고 민주평화당과 합당해 당을 작은 지역정당으로 축소·왜곡시키려는 사람이 누구인데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