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그 맛 그대로 안방서 즐긴다

입력 2019-05-09 22:03
사진=게티이미지

서울 동대문구에 살고 있는 대학생 정모(25)씨는 요즘 집 근처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일랜드식 커피에서부터 베트남식 연유커피까지 세계 곳곳의 커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9일 “얼마 전 가족과 함께 베트남을 다녀왔는데 그때 마신 연유커피와 맛도 비슷하다”며 “마치 베트남 여행을 다시 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다양한 나라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소비자 입맛도 세분화되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는 이 같은 수요를 파악하고 현지 맛은 물론 분위기까지 담은 음료·요거트와 샐러드, 소스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이들 마음 사로잡기에 한창이다.

푸르밀 해외 대표 커피 시리즈. 푸르밀 제공

푸르밀은 지난 1월 ‘아이리시커피’를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본격 나섰다. 아이리시커피는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에서 추위에 떠는 승객들을 위해 제공한 데서 유래한 커피다. 커피에 위스키와 초콜릿, 생크림 등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푸르밀은 “아이리시커피는 아일랜드산 리큐르를 함유한 오리지널 컵 타입과 위스키를 아이리시 크림향으로 대체한 무알콜 타입으로 각각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푸르밀은 지난해 9월 베트남식 연유커피와 이탈리아 비체린(헤이즐넛초코라떼)을 재해석한 ‘연유라떼’와 ‘헤이즐넛초코라떼’ 선보였는데, 이들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풀무원다논은 인도와 스페인, 동유럽 등의 맛을 한 데 담은 드링킹 요거트 카톤 팩 3종을 출시했다. ‘프레시 라씨 요거트’는 인도 전통 발효유 음료인 ‘라씨’를 모티브로 해 발효유에 망고를 넣어 상큼하면서도 달콤함 것이 특징이다.

세계미식여행 샐러드. SPC삼립 제공

세계 각국 대표 음식을 샐러드로 재현해 소비자 눈길을 잡는 제품도 있다. SPC삼립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은 지난달 ‘세계미식여행 샐러드’ 3종을 내놨다. 카레 풍미가 느껴지는 버터치킨 토핑에 달콤한 드레싱을 더한 ‘인도식 치킨마크니볼’과 베트남 분짜 소스에 실곤약과 돼지고기를 담은 ‘베트남식 분짜볼’은 소비자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밖에 참치와 지단, 곡물 등을 한식 스타일로 접목한 ‘비빔밥 볼샐러드’도 있다.

백설 아시안누들 소스. CJ제일제당 제공

집에서도 현지 맛을 구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 CJ제일제당은 베트남과 태국 현지 맛을 재현한 ‘백설 아시안누들 소스’ 2종을 지난 3월 선보였다. ‘베트남식 쌀국수소스’는 베트남 호치민 현지 비법을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다. 진한 소고기 육수와 레몬 그라스로 깊은 맛을 살렸다. ‘태국식 팟타이소스’는 코코넛슈가와 타마린드로 달콤새콤한 맛을 살리고 피쉬소스로 감칠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은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현지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린 음식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