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이 수도권 3기 신도시 ‘막차’에 올라탔다. 서울 접근성, 기업 유치로 일자리 창출 가능성에 방점이 찍혔다. 지하철 노선을 연장하고, 슈퍼(S)-BRT(간선급행버스체계)를 신설하는 등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함께 추진된다.
서울 인근에 자급자족 가능한 대규모 신도시를 구축해 수도권 집값 안정세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해 서울 의존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국토교통부는 7일 ‘수도권 주택 30만 가구 공급방안-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고양 창릉지구(813만㎡, 3만8000가구)과 부천 대장지구(343㎡, 2만 가구)를 3기 신도시 입지로 결정했다. 서울과의 접근성을 먼저 고려했다. 창릉지구는 서울 경계에서 1㎞ 이내에 있고, 대장지구는 서울과 붙어 있다.
정부는 신도시 사업에서 늘 골칫거리로 등장했던 교통 불편을 해소하는 대책도 함께 내놨다. 창릉지구의 경우 서울지하철 6호선(서부선) 새절역부터 고양시청까지 지하철(가칭 고양선)을 신설해 서울 접근성을 강화키로 했다. 14.5㎞ 길이로 향동지구, 화정지구, 대곡역 등 7개역을 지나게 된다. 창릉지구 남쪽에 있는 경의중앙선 화전역과 신설 지하철 역은 BRT로 연결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창릉지구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25분, 강남은 3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대장지구엔 김포공항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슈퍼-BRT(17.3㎞)를 설치할 계획이다. 슈퍼-BRT는 기존 BRT의 단점을 개선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를 자족도시로 만들 방침이다. 주민들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도 업무, 교육, 여가, 쇼핑 등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창릉지구에는 판교 제1테크노밸리의 2.7배(135만㎡)에 이르는 ‘자족 용지’를 조성해 스타트업 등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대장지구 역시 가용 면적의 39%에 달하는 68만㎡ 규모를 자족 용지로 쓸 예정이다.
하지만 3기 신도시가 ‘자족 기능’을 갖출 수 있을지 미지수다. 건국대 고성수 부동산대학원장은 “3기 신도시가 서울 내 주택 수요를 흡수하면서 수도권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을 두고 신도시에 얼마나 많은 기업이 들어가려고 할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1, 2기 신도시 가운데 일자리까지 갖춘 자족 도시는 판교가 유일하다.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되레 서울 의존도만 더 높은 신도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기업 지원 허브’ 등을 구축해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밖에 모든 아파트 단지에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한다. 유치원도 모두 국공립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에 발표된 3차 계획에는 3기 신도시 외에 총 5만2000가구를 공급하는 중소 규모 택지 26곳이 포함됐다. 서울에서는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왕십리역 철도부지 등 도심 국공유지와 유휴 군부지에 1만 가구가 들어선다. 역세권이라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경기권에는 안산 장상, 용인 구성, 안양 인덕원 등에 4만2000가구를 공급한다. 지하철역이 있거나 신설을 계획하고 있는 지역이다.
세종=정현수 전성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