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땐 천천히, 오를 땐 급등… 소비자 불만

입력 2019-05-07 19:29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첫날인 7일 서울 휘발유가격이 ℓ당 1600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류세 인하 때는 천천히 내려간 기름값이 인하 폭 축소 때는 바로 올라간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의 ℓ당 1565원보다 30원 이상 상승했다. 전국 평균 유가도 ℓ당 20원 이상 오르며 1500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6개월간 시행한 유류세 인하 조처를 단계적으로 환원하기로 한 데 따라 이날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15%에서 7%로 줄였다.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46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16원씩 가격이 오르게 된다.

이론적으로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따른 상승분은 단계적으로 반영된다. 유류세는 정유공장 반출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기름 운송 과정까지 포함하면 통상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기름값이 올라야 한다. 기름값이 인상되기 전에 몰렸던 주유 수요를 고려해도 1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일부 주유소들은 곧바로 유류세 환원분을 반영하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주유소들은 가격을 내릴 때보다 올릴 때 더 빨리 움직일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이 느끼는 실질적 부담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는 공동 입장문에서 “세금 인상분이 급격하게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앞으로 1∼2주간은 기름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특히 이달부터 시행되는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금지 조치로 국내 기름값이 더욱 들썩일 가능성도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