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호 총장의 성경과 선교] 구원 대상은 인류 전체… 하나님 백성 된 자들은 증거할 책임

입력 2019-05-09 00:03 수정 2019-05-10 17:26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2월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태권도 사역을 펼치며 현지 학생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신대 제공

구약시대 하나님께서는 죄인들을 위한 구원 역사를 이뤄가기 위해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을 선택하셨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은 어느 특정 민족이나 종족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구원은 모든 민족을 위한 것이다. 구원은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셨고 지금도 통치하고 있다는 하나님의 주권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는 곧 모든 인류에게 구원의 실현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 준다.

선교 역사 주도하시는 하나님

하나님께선 창세 때부터 세상 마지막에 이를 때까지 선교의 역사를 주도해 가고 계신다. 하나님께서 구원의 역사를 이끌어가기 위해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하셨다고 해서 이스라엘 민족만 구원하고 다른 민족들을 제외한 것은 아니다. 어느 민족에게든지 향하고 있는 구원의 보편성은 구약의 선교적 메시지를 위한 근간이 된다.

성경을 보면서 구원의 대상을 언급할 때마다 유의해야 할 단어가 있다면 ‘모든’(all)이다. 앞서 봤듯이 구원은 이스라엘에만 한정된 게 아니다. 하나님은 모든 민족에 관심이 있으시며, 그 모든 이들을 구원하고자 하시는 게 하나님의 열망이다.(마 28:19, 딤전 2:4)

이는 아담을 보면 금세 확인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인간 아담을 만드셨지 어느 특정 민족만의 조상으로 만들지 않으셨다. 그래서 아담은 모든 인류의 시조인 것이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구원해 주시겠다고 하는 것은 종족이나 민족의 구분 없이 인류를 구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구원 의지다. 하나님의 구원 대상은 어느 특정한 민족이나 종족이 아니라 온 인류 전체다. 여기에는 민족이나 종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경을 넘어 적용되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들어있다.

이스라엘 통해 구원의 역사 진행

하나님은 분명 선택한 백성인 이스라엘 가운데서(in) 먼저 역사하셨다. 하지만 이스라엘만 구원하고 나머지는 버리겠다는 게 아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선민인 이스라엘을 통해(through) 모든(all) 인간이 하나님을 알게 하려는 계획이다.(신 28:10, 렘 22:8, 겔 20:22)

비록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받는 특권을 부여받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원의 대상이 특정한 민족에게만 국한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구약 가운데 ‘세계만민’ ‘열국’ ‘여러 나라’라는 표현을 통해 하나님은 히브리인들에게만 독점되는 신이 아니라 세계 모든 민족과 관계가 있으며 창조하시고 통치하시는 하나님이심을 나타낸다. 특히 창세기 10장에서 ‘열국의 목록’을 통해 하나님은 모든 인간, 언어, 민족과 관계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이스라엘만 구원해 주고 다른 민족들은 멸망시키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똑같이 구원받기를 바라고 계신다.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어느 민족이든 막론하고 죄인 된 인간들이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하고 계신다. 하나님은 이런 구원 역사를 위해 이스라엘이라는 특정한 민족을 부르시고 선택한 것이다.(신 7)

회개하고 돌아오길 원하시는 주님

성경을 보면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과 열정을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 속했으나 특별한 한 민족을 택해 그 소유로 삼으시고 무엇을 행해야 할지 말씀하셨다.(출 19:5~6)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위해 불림을 받고 그 통로가 된 하나님 백성은 여느 민족들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 하나님께선 율법을 통해 무엇에 먼저 충성하며 무엇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줬다.

하나님의 백성 된 자들은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깨닫고 자신을 헌신하며 창조주 되신 하나님에 대한 예배를 통해 증인이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 이는 하나님께 선택받고 그의 자녀 된 이스라엘에게 강력하게 요구하신 하나님의 의지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신들의 삶을 통해 증거해야 할 독특성을 유지해야 했다. 증거의 대상이 돼야 할 분을 적극적으로 나타내야 할 책임이 있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백성 된 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믿는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증거할 수 있다. 구원의 대상이 되는 이들에게, 먼저 믿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의 태도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삶을 통해 여호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증거해야 한다.

먼저 믿은 자에게 요구되는 태도

선교에 있어서 하나님의 방법은 인간을 통해 인간에게 선포함으로써 주님 자신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충분히 홀로 행하실 수 있는 분이시다. 하지만 먼저 하나님을 체험한 인간들이 다른 인간에게 그 하나님을 선포하고 증거하기를 원하신다.

구원의 대상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만히 있다면 그것은 해야 할 사명과 책임을 소홀히 여기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일에 있어서 그의 백성들에게 적극적인 삶의 태도와 진취적인 의욕을 요구하고 계신다.

정흥호 총장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