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관리 기관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으로 마크 모건 전 국경순찰대장을 지명했다. 모건 전 대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과 국경장벽 건설 방침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마크 모건이 ICE의 수장으로 행정부에 합류할 예정이라는 것을 강력하고 공정한 이민정책을 지지하는 모든 이들에게 알리게 돼 기쁘다”며 “진정한 신념을 가진 애국자 모건은 잘해낼 것”이라고 적었다. 모건이 ICE 국장으로 공식 임명되려면 연방 상원 인준을 통과해야 한다.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출신인 모건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6년 국경순찰대장으로 임명됐었다. 당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브랜든 주드 국경순찰위원장과 불화를 겪었고 순찰대 노조와도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순찰대 요원 출신이 아닌 모건이 그들을 이끄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결국 모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모건은 사임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과 행정부의 정책은 현실과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며 “이를 ‘조작된 위기’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은 분명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은 불법 이민자들을 일명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로 내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도 동의했다. 그는 “ICE의 이민자 수용시설은 한계에 부닥쳤다”며 “이제 불법 이민자들을 밀어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이민 관련 부처 수장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채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국경장벽 건설 문제로 자신과 충돌해온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앞서 ICE 국장으로 지명됐던 론 비티엘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정책 관련) 더 강력한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밝히며 그의 지명을 철회한 바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