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이번 연기한 ‘영조’가 내 30대 인생 캐릭터”

입력 2019-05-06 20:56
드라마 ‘해치’(SBS)에서 영조의 청년기를 그려낸 배우 정일우. 역할 연구를 위해 책은 물론이고, 영화 ‘사도’ 등 영조에 관한 작품은 다 본 것 같다고 했다. J1int 제공

“20대 ‘인생작’이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MBC·2006)이었다면 30대 인생 캐릭터는 이번 작품의 조선 왕 영조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부족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새롭게 시도했고, 그만큼 제 걸로 만든 부분이 많았던 작품이었어요.”

지난해 12월 군 대체복무를 마치고 복귀작으로 드라마 ‘해치’(SBS)를 택했던 정일우(32)는 이렇게 종영 소감을 전했다. 영조의 청년기를 다룬 극은 시청률 6~8%(닐슨코리아)를 꾸준히 기록했는데, 동시간대 드라마 중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일우는 “시트콤으로 데뷔했고, 로맨틱 코미디를 해오면서 표정이 조금 과할 때가 있다고 느꼈었다”면서 “테크닉보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성을 가지고 연기를 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유난히 힘에 부치는 작품이기도 했다. 감정 소모가 크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촬영해야 했던 탓이다. 촬영 중 성대 결절이 와 병원을 오가며 촬영하기도 했다. 그는 “악으로, 깡으로 버틴 것 같다”고 했다.

“촬영장이 정말 그리웠습니다. 복귀할 때 든 생각은 배역의 크기를 떠나 욕심나는 역할을 택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점점 발전해가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장의 ‘성과’보다 지속적인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인 듯했다. 정일우는 신드롬을 일으켰던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MBC·2009), ‘49일’(SBS·2011), ‘해를 품은 달’(MBC·2012) 등을 거치며 꾸준히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평소엔 영화 보는 걸 즐긴다고 한다. 블록버스터보다는 독립영화를 좋아한다. 걷기를 즐겨 산티아고 순례길도 여러 번 다녀왔다. 그는 “하루 40~50㎞씩 걷다 보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지만 마음은 편안해지더라”고 했다. 지난 3월부터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크리빗’을 창간해 편집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간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내후년까지 쉬지 않고 일할 생각이에요. 흥행 여부를 떠나 좋은 영향력을 전해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