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하게 성장 중인 공기청정기 시장에 소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공기청정기 수요가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고, 급증하는 1인 가구가 작은 공기청정기를 원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기업까지 소형 공기청정기 판매에 가세하며 시장이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LG전자는 지난 3월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 휴대용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미니’를 선보였다. 500㎖ 생수병 크기에 무게가 530g에 불과해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자동차 내부부터 유모차, 사무실 등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다. 크기는 작지만 한국공기청정협회(KACA)로부터 성능을 인증받았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8시간까지 연속 사용할 수 있다.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은 지난달 개인용 공기청정기인 ‘다이슨 퓨어쿨 미’를 국내에 출시했다. 사무실 책상이나 침대 옆 등 개인 공간에 적합한 소형 공기청정기다. 옆사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바람 방향과 세기를 세밀하게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제품 바닥의 음향 감쇠층이 모터 소음을 흡수해 소음이 거의 없는 상태로 작동한다.
국내 중견 가전기업 대유위니아는 차량용으로 쓸 수 있는 소형 공기청정기 ‘위니아 스포워셔’ 2019년형 신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차량 컵홀더에 들어갈 수 있도록 텀블러 형태로 제작됐다.
이밖에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과 스웨덴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브랜드 블루에어가 소형 공기청정기 판매에 들어갔다. 현대렌탈케어와 교원웰스도 소형 공기청정기를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기업들이 줄줄이 작은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여러 명이 생활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공간에서도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6일 “특히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기존 시장에 나와 있던 소형 공기청정기보다 성능과 편의성이 뛰어난 제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기청정기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소형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2017년 140만대에서 2018년 250만대를 돌파했고, 올해는 300만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소형 공기청정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