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에스와티니 1호 의과대학 내년 개강

입력 2019-05-07 00:07
김종양 선교사와 아내 김상원 선교사가 최근 서울 한국기독교성령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 에스와티니(구 스와질란드)의 첫 의과대학이 내년에 개강한다. 한국인 김종양 선교사가 2006년부터 비전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에스와티니 기독 의과대학(Eswatini Medical Christian University·EMCU)’이 그것이다.

최근 건강 검진 때문에 한국을 방문한 김 선교사는 “아무 가진 것 없는 선교사가 한 나라에 첫 번째 의과대학을 세우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며 “이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면서 복음도 전하려면 더 많은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985년 파송돼 아프리카 대륙선교회를 설립한 김 선교사는 지금까지 아프리카 8개국에 600여개의 교회를 개척하고 162개 교회를 건축했다. 2013년 에스와티니엔 ‘에스와티니 기독대학’을 세웠다. EMCU는 이 대학 내에 있다.

에스와티니는 일부다처제 등의 영향으로 에이즈 환자가 많은 나라다. 하지만 변변한 의료시설이 없고 자국민 출신 의사도 거의 없다. 의사를 육성하기 위해 국비로 해외유학을 보내줘도 귀국하지 않는다. 그래서 의과대 설립은 나라 전체의 관심사다.

그러다 보니 정치적 어려움도 겪었다. 의과대학을 소유하면 큰돈을 버는 줄 알고 김 선교사를 음해하거나 대학을 빼앗으려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적극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 주셨다고 했다.

재정적인 어려움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일단 건물은 마련했지만, 교수·직원 등의 인건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한국의 많은 이들이 매달 1만원씩 정기후원을 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현지에 교수가 없는 것도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에서 은퇴한 의대 교수 여러 명이 EMCU 공동설립자로 참여키로 했다. 에스와티니 정부도 돕는다. 학생들의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김 선교사는 74세다. 그는 “건강이 이전 같지 않다”며 “그동안 선교하면서 말라리아, 폐병 등을 앓았는데 그 영향이 이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에도 건강 때문에 한국을 방문했지만, 건강보험 자격을 잃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국 기독교인들은 신앙이 뜨겁고 인내심이 크며 미국 등 그 어느 나라보다 헌신을 많이 한다”며 “세계복음화에 한국이 크게 쓰임 받고 있다. 선교지에서 이를 분명히 체감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