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세 결집 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거대 양당의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진보·중도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보수는 한국당으로 쏠리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기관의 분석이다.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면 한국당 지지율이 내려가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일반적이었으나 내년 총선이 가까워 오고 패스트트랙 지정을 계기로 각각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우선 한국당 지지율 변화가 눈에 띈다. 리얼미터가 6일 발표한 조사 결과 장외투쟁 중인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1.5% 포인트 오른 33%를 기록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이다. 민주당 또한 2.1% 포인트 상승한 40.1%로, 3개월여 만에 40%대를 회복했다. 민주·한국 양당의 지지율 동반 상승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패스트트랙 전선이 분명해지면서 우리 정치의 고질인 적대적 공생관계가 본격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다. 적대적 공생관계 기제는 대화와 타협 국면보다는 강경 대결 국면에서 그 위력을 발휘한다. 피아를 철저하게 나눔으로써 지지층 결집을 극대화한다. 이 기제가 작동하면 제3지대는 설자리를 잃는다. 한국당의 장외투쟁은 차별성을 부각시켜 다른 야당을 고사시키려는 노림수다. 일단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로만 봤을 때 한국당의 노림수는 먹혔다고 할 수 있다.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바른미래, 민주평화, 정의당 지지율이 모두 하락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하나만 알았지 둘은 모른다. 장외투쟁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는 있으나 외연 확장에는 마이너스다. 선거 승패는 중도층에 달렸다. 역대 선거 결과가 증명한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 상승을 견인한 건 중도층이었다.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33.7%에서 41.4%로 5개 정당 가운데 가장 높게 상승했다. 장외투쟁으로는 캐스팅 보트를 쥔 중도층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국회로 복귀하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투쟁으로 집토끼는 확실히 잡은 만큼 그 시기는 이를수록 좋다.
[사설] 적대적 공생관계 확인한 민주·한국당 지지율 동반 상승
입력 2019-05-07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