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분양시장, ‘협업 단지’로 활로 찾는다

입력 2019-05-05 19:22

정부 규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움츠러든 분양시장에서 건설사와 공공기관 등 복수 주체의 협업으로 공급되는 단지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사업 위험성을 줄이면서 상품성을 향상시킨 협업 단지 분양이 실적 및 수익률 저하로 고민 중인 건설사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상반기 수도권 협업 단지는 총 9곳, 1만7726가구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공공기관-건설사 협업 단지는 4곳 9409가구, 건설사 간 컨소시엄 단지는 4곳 7539가구(민간참여 공공주택 컨소시엄 제외), 디벨로퍼 협업 단지 1곳 778가구다.

협업 분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위주로 공급되던 공공분양 물량이 2013년부터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사업으로 본격 확대되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과 협업한 단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단독 시공 및 시행 사업의 위험성에 대한 부담은 덜면서 상품의 질을 높이고 향상된 미래가치를 제시해 수요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부응한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공공기관이 시행으로 참여하는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은 민간 건설사가 직접 짓는 아파트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난 1월과 3월에 공급된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은 각각 51.39대 1과 37.25대 1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5월에는 LH와 경기도시공사가 대형 건설사와 함께 수도권 분양에 나선다. 대림산업과 LH는 경기도 성남 금광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인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을, 경기도시공사와 GS건설 컨소시엄은 같은 달 경기 광주시 광주역세권 도시개발구역 A1블록에서 ‘광주역 자연앤자이’를 분양한다.

용지 매입부터 시공과 시행 등 전 과정을 총괄하는 부동산 디벨로퍼와 대형 건설사들의 다양한 협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5월 인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주상복합 3블록에 공급되는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의 경우 시공은 대우건설, 시행은 디벨로퍼사 신영이 맡았다. 2개 이상의 건설사가 공동 시공하는 컨소시엄 단지도 리스크가 적고, 사업 안정성이 높아 증가 추세다.

한편 건설업계 체감 경기지수는 민간·공공 공사 발주 증가에 힘입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10.2포인트 오른 88.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6월(90.4) 이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