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서울도 도시재생 수단으로 창업 활용해야”

입력 2019-05-05 21:28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박원순(오른쪽) 시장이 3일(현지시간) 에릭 밴 더 클레이 테크시티 설립자와 함께 ‘영국판 실리콘밸리’ 테크시티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중동과 유럽을 순방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창업보육(액셀러레이팅)과 도시재생을 함께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영국 내 창업 지원 시설을 둘러보면서 투자사 관계자들에게 “서울로 오라”며 ‘서울 세일즈’에도 적극 나섰다.

영국 런던 테크시티는 영국 정부와 런던시가 소유한 연면적 158만6700㎡에 달하는 창업 클러스터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민간 기업이 주축이 돼 창업 기업들을 키우는데, 유럽의 자산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47곳 중 14곳이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다. 영국 금융서비스 기업 바클리즈가 운영하는 ‘바클리즈 라이즈’나 구글의 첫 스타트업 양성기관인 ‘구글 포 스타트업 캠퍼스’ 등이 들어서 있다. 새로 생겨난 창업 기업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투자자나 전문가들이 법률 자문과 제품 아이디어, 특허 등록 등을 돕는다.

이 지역은 허름하고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창업 클러스터가 생기면서 지역에 활기가 생겼다. 바클리즈 라이즈에서 구글 포 스타트업 캠퍼스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인쇄소나 펍 등을 개조해 만든 시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박 시장은 “우리도 도시재생과 창업을 함께 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의 수단으로 창업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창업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혁신 인재 1만명을 양성하고 글로벌 톱 5 창업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테크시티는 창업 육성에 있어서 기업과 대학 등 민관이 협력해 만든 곳이다. 박 시장은 스타트업 육성에서의 기업 역할을 강조하며 “큰 기업들이 하나씩 책임지고 스타트업 양성소를 세웠으면 좋겠다”며 “서울시도 하고 있지만 함께 씨를 뿌리면 그 다음 (스타트업이) 꽃을 피우도록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학과 기업이 함께 창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국내 스타트업 육성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직접 세일즈에도 나섰다. 런던의 금융 중심 행정구역인 ‘시티오브런던’의 피터 에스틀린 로드 메이어와 만나 “서울에 사무실을 설치하거나 진출하면 공간 뿐 아니라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국 핀테크 주간에 열린 ‘서울시 금융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한 박 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서울을 잡아야 아시아를 잡을 수 있다”며 “서울로 오라”고 강조했다.

런던=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