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연휴 유커가 돌아왔다

입력 2019-05-05 19:21

사드(THAAD) 배치 이후 발길을 끊었던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중국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 성장했다고 5일 밝혔다. 해마다 이맘때는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이라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많았다. 하지만 사드 배치 이후 발길이 끊어졌다가 최근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중국인 매출 신장률”이라고 설명했다.

유커들의 쇼핑목록도 변했다. 과거에는 명품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여성 패션 상품을 찾는 유커가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같은 기간 여성 패션 매출 신장률은 86.0%로 그동안 쇼핑목록 상위권을 지켜온 명품(43.3%)과 화장품(2.4%)을 제쳤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구매할 품목을 구분해 쇼핑하는 ‘스마트 유커’가 많아지며 생긴 변화라고 분석했다. 화장품은 백화점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면세점에서 사고 여성·남성 의류는 여러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백화점에서 구매한다는 것이다.

또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류 스타 패션에 관심이 증가하면서 관련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류 스타 화장법이 인기를 끌며 한국 화장품의 매출이 늘어난 것과 비슷한 이치라는 것이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중구 본점 남성 전문관의 중국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1.5% 신장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명품의 경우 면세점이 가격은 낮지만 (백화점보다) 신상품과 한정판을 찾기 어려워 여전히 개별관광객을 중심으로 백화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예전처럼 유커로 매장이 붐비길 기대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예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앞으로 조금씩 유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3월 한국을 찾은 유커는 총 48만76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증가했다. 노동절 연휴 기간 방한한 유커는 지난해보다 2만5000명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