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교회들이 어린이날을 맞아 지역 어린이들을 초청해 기쁨과 희망을 선물했다.
서울 중랑구 용마폭포공원에는 4일 이른 시간부터 중랑구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 금란교회(김정민 목사)가 마련한 ‘중랑 어린이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올해 3회를 맞은 축제는 교회를 넘어 중랑구의 행사로 자리 잡았다.
교회는 16만7100㎡에 달하는 공원에 바이킹과 범퍼카, 대형 에어바운스 등 놀이기구와 대나무 물총 만들기, 가족 줄넘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교인 자원봉사자 1200여명은 새벽부터 음식을 만들고 3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안내했다. ‘사랑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같은 자원봉사자들의 인사가 넓은 공원 곳곳에서 들렸다.
길이 51.4m의 동양 최대 인공폭포 앞에 설치된 간이무대에 오전 10시 금관 5중주단이 올라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중저음의 소리를 내는 관악기를 통해 미국 빌보드차트에까지 오른 ‘상어 가족’이 연주되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놀이기구를 향해 달려갔다.
바이킹처럼 인기 있는 놀이기구에는 순식간에 긴 줄이 만들어졌다. 동네 공원에 놀이동산이 만들어지자 어린이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김태이(12)양은 “동네에 이렇게 재미있는 놀이동산이 생겨서 기쁘다”면서 “친구와 문 열기 한 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렸고 지금 너무 즐겁다”고 했다. 직접 만든 대나무 물총을 갖고 놀던 김성연(11)양도 “할머니와 함께 어린이 축제에 왔는데 놀이기구도 많고 물총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면서 “친구들한테도 오라고 전화했다”며 웃었다.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아이들과 어울리던 김정민 목사는 “다음세대를 양육하자는 하나의 목표로 마련한 어린이 축제를 위해 교회 전체가 힘을 모았다”면서 “많은 어린이가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교인들이 느끼는 보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교회 마당이 놀이동산으로 변한 곳도 있다. 경기도 용인 송전교회(권준호 목사)는 이날 ‘연두 어린이 꿈 축제’를 열었다. 축제가 열린 교회 놀이동산엔 3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찾았다. 교회는 승마체험장까지 마련해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
권준호 목사는 “교회 주변에 어린이를 위한 문화시설이 부족한데 교회가 놀이동산을 만들어 지역사회를 섬기니 다들 반긴다”고 말했다. 두 명의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미영(45·여)씨는 “인파에 밀려다니다 지치는 대형 놀이동산 대신 집앞 교회에서 아이들과 긴 시간 즐겁게 놀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반색했다.
경기도 파주 거룩한빛광성교회(정성진 목사)도 ‘어린이 한마당, 나누다’ 행사를 마련했다. ‘나누다’는 ‘나랑 놀러 갈래, 누구랑 가는데, 다 함께 가야지’의 앞 자를 따 만든 조어다. 교회는 ‘성경체험’ 코너도 마련해 교회에 다니지 않는 어린이들이 복음을 맛볼 기회도 제공했다. 박요한 교육담당 목사는 “교회에 나오지 않는 어린이 120여명도 방문했다”면서 “이들이 교회는 즐거운 곳이란 생각을 하고 돌아간 게 보람”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도 이날 ‘하늘나라 꽃들의 잔치’를 열었다. 교회는 유아부와 유치부 어린이들을 초청해 다양한 체험 행사와 비누방울 쇼 등을 선보였다. 꽃들의 잔치엔 1000여명의 어린이가 방문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