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첫 여성 국방장관 탄생

입력 2019-05-02 21:20
사진=AP뉴시스

영국 역사상 첫 여성 국방부 장관이 탄생했다. 영국 총리실은 2일 페니 모돈트(사진) 국제개발부 장관을 신임 국방부 장관에 임명했다. 모돈트 장관은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에 관한 안보회의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해고된 개빈 윌리엄스 전 장관 후임이다.

모돈트 신임 장관은 임명 후 첫 연설에서 “국방부로 다시 돌아와 일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최고의 군대와 함께 일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모돈트 장관은 영국군에서 잔뼈가 굵은 군사 전문가다. 군인 집안에서 태어나 해군에서 근무하다 2013년 전역했다. 보수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지역구는 해군기지가 있는 포츠머스다. 2015~2016년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에서 육군담당 부장관을 지냈다.

모돈트 장관은 2017년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이 성추문으로 사퇴했을 때도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로 꼽혔다. 모돈트가 국방장관에 임명된 것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모돈트 장관은 테리사 메이 총리와도 손발이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메이 내각에서 국제개발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여성·평등담당 부장관까지 겸임했다. 메이 총리와 대립하는 보수당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강경파 중 한 명이면서도 충성심을 보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모돈트 장관 임명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전임자인 윌리엄슨 장관이 5G 통신망 구축과 관련한 기밀을 유출한 의혹으로 지난 1일 갑자기 해임됐다.

윌리엄슨 전 장관은 영국 정부가 지난달 23일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결정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제품 사용 방침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NSC 회의 다음 날 일간 텔레그래프가 회의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는데, 이를 귀띔해준 것이 윌리엄슨 전 장관이라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NSC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정보 유출 여부를 묻는 서한을 보내고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진 이 조사에서 윌리엄슨 전 장관이 유출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이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