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 “비핵화 외교 실패 대비해 계속 훈련”

입력 2019-05-02 19:00
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청사에서 방한 중인 마크 밀리 미국 육군참모총장을 접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1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최우선적인 해법은 외교”라며 “미군은 외교 실패에 대비해 계속 준비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도 “우리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종료하지 않았다”면서 훈련 범위를 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 여건을 만들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일부 축소했지만 협상 실패에 대비한 군사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섀너핸 대행은 이날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의 내년도 예산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 비핵화는 여전히 주된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협상 상황을 묻는 질문에 “외교가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길”이라고 답했다. 이어 “군사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입장이나 작전, 우리의 힘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섀너핸 대행은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핵 농축 활동을 재개하거나 미사일 시험을 했느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북·러 정상회담 관련 질문엔 “대북 제재는 그대로 유지되며 그러한 제재가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조금도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섀너핸 대행과 함께 청문회에 출석한 던포드 합참의장은 “한국과 적절한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하는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훈련은 ‘오늘밤 싸운다(Fight tonight)’는 준비태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훈련인 키리졸브 연습(KR)을 ‘19-1 동맹연습’으로 명칭을 바꾸었고 훈련 기간도 일부 축소해 실시했다. 실제 병력과 장비를 기동시키는 독수리훈련(FE) 명칭도 폐기했으며 대대급 이하 연합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북한은 최근 “간판이나 바꾸어달고 ‘규모 축소’ 흉내를 피운다”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방한 중인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을 만나 한·미 국방 당국 간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밀리 총장은 지난해 12월 던포드 합참의장 후임으로 지명된 상태다.

밀리 총장은 이후 서욱 육군참모총장을 만나 양국 육군 간 교류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군 관계자는 “밀리 총장 방한은 동맹국에 주둔하는 미 육군의 군사 대비태세를 확인하기 위한 연례적인 방문”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