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보 해체 찬반 입장 결정 유보”

입력 2019-05-02 19:21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2일 열린 ‘4대강 보 해체 저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보 해체를 반대하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있다. 뉴시스

세종시가 세종보 처리방안을 두고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한 채 중장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세종시는 세종보 해체 관련 찬반 여론 수렴 내용 및 60여개 언론매체에 실린 보도를 분석한 결과에 대해 2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세종보 해체를 찬성하는 측은 세종보가 가동되며 수질오염이 확인된 점을 찬성의 주된 근거로 들었다. 세종보 가동 이후 녹조가 발생하고 큰빗이끼벌레가 나타나는 등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됐다는 것이다. 또 보를 유지 보수하는 것보다 철거하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고, 보 가동시 발생하는 낙차 소음과 여름철 악취 때문에 주민들의 생활 불편이 심각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연성 회복을 위해 보를 해체해 자연 그대로의 금강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종보 해체를 반대하는 측은 세종보의 데이터 수집 기간이 짧을 뿐 아니라 너무 급하게 추진된 점을 반대의 이유로 들었다. 특히 도심의 세종보를 주로 농업용수 공급 측면에서 평가한 점도 비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도시관리에 필요한 세종보의 용수 확보 기능과 친수적 기능 등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세종보 해체 시 금강의 수위 저하와 금강보행교의 경관 훼손, 재산권 피해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는 현재 세종보 폐지를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성급하게 보 해체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금의 상시개방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보 해체와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기에 현 상태를 유지하고 모니터링을 조금 더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이 같은 입장을 정리해 환경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보 해체 여부는 보 기능유지와 상시개방, 해체 등 다양한 대안을 놓고 정밀하게 모니터링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생태복원 등 환경적인 측면 뿐 아니라 용수확보, 경관 유지 등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