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세계에선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 중국에서 합작회사 베이징현대를 설립해 자동차를 생산 및 판매 중인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나란히 전기차 신차를 공개했다. 베이징자동차가 현대차의 텃밭인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이징자동차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친환경차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기승용차 라인업인 중형 세단 ‘EU5’,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5’, 소형 SUV ‘EX3’를 선보였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각각 460㎞, 415㎞, 501㎞다. 리진강 베이징자동차 국제부수출사(해외영업 담당) 사장은 기자들에게 “한국은 발전의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 몇년간 독일 다임러, 현대차 등과 국제 합작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베이징자동차는 ‘큰 규모를 강하게 변화시켜 세계로 나아가자’는 확고한 꿈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자동차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5만8000대다.
바로 옆 부스에서 현대차는 준중형 세단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기존 아이오닉 전기차의 상품성 개선 모델인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기존보다 35.5% 늘려 271㎞를 주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00㎾ 구동 모터를 적용해 기존 모델보다 10% 이상 출력을 높였다.
이날 공개한 전기차 3종으로 내년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베이징자동차는 ‘높은 기술력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강조하고 나섰다. 현대차 ‘싼타페’와 동급인 EX5의 경우 국내 출시가가 43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경우 현대차의 소형 SUV인 코나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산차 경험은 많고 중국 자동차에 대한 경험은 없는 국내 소비자들을 어떻게 끌어올 것이냐가 관건이다. 베이징자동차는 차량 출시에 앞서 소비자들이 렌터카나 카셰어링 등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할 예정이다. 베이징자동차의 공식 수입판매원인 베이징모터스의 심상인 상무는 “중국 전기차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볼 것”이라며 “실제로 타 보고 가격과 성능 평가를 통해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포르쉐 코리아가 ‘미션 E’ 콘셉트 모델을 국내 최초로 공개해 포르쉐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EV 트렌드 코리아에는 완성차 업체 등 48개사가 참여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