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 온 기업가와 의사가 전주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다.
전주대는 하님㈜ 전영한(78·왼쪽 사진) 회장과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인 인요한(미국명 존 린턴·59·오른쪽) 교수에게 각각 명예 경영학박사와 명예 신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2일 밝혔다. 학위 수여식은 3일 열린다.
전영한 회장은 부동산개발회사와 자동차매매상사 등을 운영하며 그동안 수백억원을 사회에 환원해 왔다.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그는 1991년 사회복지법인 ‘무궁화’를 설립해 해마다 각 기관과 단체 등에 무궁화 5만 그루 이상을 기증했다. “나라꽃을 돈을 받고 팔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2007년엔 100억원을 들여 보령에 노인복지시설 ‘생생꿈마을’을 지어 충남도에 기증했다. 더불어 100억원을 기부해 인천 영종도에 교회도 짓고 있다. 전 회장은 “어른들을 잘 받들어라” “네가 번 돈은 다 쓰고 와라”고 당부한 선친의 유언을 가슴에 새겼다고 회고했다.
그는 최근 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미얀마의 의료 복지를 돕기 위해 현지에 병원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 건립과 운영을 맡기기로 하고 5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120여년 전 우리나라에 세브란스병원을 지어준 미국인 세브란스처럼 개발도상국의 의료 복지 향상을 위해 재산의 대부분을 기증키로 한 것이다. 전 회장의 부인과 세 자녀 등 온가족 16명도 2년 전 유산상속 포기 각서를 쓰고 사회봉사에 동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회장은 “학위 받는 것에 대해 많이 망설였지만 사람들이 기부에 대해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맙게 받기로 했다”며 “미얀마 일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인요한 교수는 ‘푸른 눈의 전라도 사나이’로 불리며 의료봉사를 통해 대한민국 사랑을 실천해왔다.
인 교수의 집안이 5대째 우리나라에 살면서 선교와 봉사활동, 의료지원 등의 사업을 펼쳐 온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그의 할아버지 윌리엄 린턴(인돈)은 22세 때 입국해 48년간 의료와 교육 선교활동을 했다. 아버지 휴(인휴)는 도서촌 지역에 600여개 교회를 개척했다. 형 스테판(인세반)은 유진벨재단을 세워 대북 지원사업을 해오고 있다.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인 교수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97년부터 29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북한의 결핵 퇴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한국형 앰뷸런스를 만들어 기증하기도 했다. ‘한국인의 영혼을 가졌다’고 자처한 인 교수는 “개인보다는 우리 가족에게 주는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