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가 차세대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연구를 강화한다. 갤럭시S10에 탑재된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성능이 다음 모델에서는 한층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밀라 연구소 건물로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 랩’(이하 몬트리올 AI 랩)을 확장, 이전한다고 밝혔다. 밀라 연구소는 딥러닝 분야의 세계 3대 석학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교수를 주축으로 몬트리올대, 맥길대 연구진, 그리고 글로벌 기업의 AI 개발자가 협력하는 세계적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이다.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삼성전자가 밀라 연구소 건물에 입주했다.
삼성전자는 밀라 연구소 소속 사이몬 라코스테 줄리앙 몬트리올대 교수를 영입해 몬트리올 AI 랩장에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 인력을 몬트리올 현지에 지속 파견하며 몬트리올 AI 랩을 선행 인공지능 연구 전문가 양성 거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몬트리올 AI 랩에서 ‘비지도 학습’ ‘생성적 적대신경망’을 기반으로 새로운 딥러닝 알고리즘을 연구하는데 집중한다. 비지도 학습은 정답을 모르는 데이터를 가지고 AI가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생성적 적대신경망은 학습 주체를 생성자와 구분자로 대립 관계를 만들어 경쟁하며 학습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모두 인간의 두뇌 활동을 모방해 AI가 인간처럼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AI 활용이 활성화하면서 보다 인간의 두뇌 활동과 비슷한 AI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은 연산은 매우 빠르지만 인간처럼 사물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없는데 NPU가 이를 보완할 수 있다. NPU 성능이 좋을수록 사용자의 음성, 얼굴, 동작 등을 잘 인식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에서도 인물과 사물을 잘 구분해 내 정밀한 구현이 가능해지고, 사진을 찍을 때 주변 환경을 파악해 최적의 밝기, 구도 등을 안내한다. 이런 이유로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등은 스마트폰 내에서 AI 성능을 높이기 위해 자체 제작한 AP에 NPU를 탑재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용 칩셋에도 NPU가 들어간다. NPU는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향후 적용되는 분야가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는 몬트리올 AI랩을 통해 미래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될 AI 연구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황성우 부원장은 “종합기술원은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며 “몬트리올 AI 랩을 통해 인공지능 이론, 차세대 딥러닝 알고리즘 등 향후 10년을 책임질 근원적 혁신 연구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