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1일(현지시간)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와 관련해 바 장관의 왜곡 논란을 물고 늘어진 것이다.
바 장관은 4시간에 걸친 청문회에서 백악관과의 물밑조율 여부를 묻는 민주당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바 장관을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로 몰아세우며 사퇴를 촉구했다. 바 장관은 2일 예정된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는 불참을 통보하면서 민주당을 자극했다.
이번 청문회는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간 2라운드 대결이었다. 뮬러 특검 수사보고서의 요약본과 편집본이 공개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무죄가 입증됐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가 공개된 이후 바 장관이 의회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바 장관이 수사보고서 요약본에서 “나와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특검이 밝힌 증거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저질렀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던 대목을 집중 추궁했다. 수사 결과를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할 바 장관이 ‘트럼프 보호’를 위해 사실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바 장관은 “미 국민들에게 최종 결론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6월 도널드 맥갠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뮬러 특검 해임을 지시했다는 수사보고서 내용도 부인했다.
바 장관은 뮬러 특검을 걸고 넘어졌다. 바 장관이 “기소 결정을 안 할 생각이었다면 수사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민주당은 뮬러 특검이 왜곡 논란과 관련해 바 장관에게 항의서한을 보낸 사실도 따져 물었다. 바 장관은 “약간 빈정대는 서한이었다”면서 “서한은 그의 참모가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뮬러 특검은 서한에서 바 장관의 요약본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언론 보도에 대해 우려를 전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메이지 히로노 의원은 “당신은 ‘대통령의 변호사’가 되길 택했다”면서 “백악관에 앉아 있는 사기꾼이자 거짓말쟁이를 위해 한때 좋았던 자신의 평판을 희생시킨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뮬러의 마녀사냥은 완전히 끝났다”면서 “(러시아 스캔들은) 미국 정치 역사상 최대 사기”라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특검보고서 왜곡 여부 놓고 청문회 난타전
입력 2019-05-02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