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미만 청년이 희망하는 직종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관련 일자리, 4차 산업혁명 시대 유망 직종인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등으로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 반면 제도사(캐드원), 영업·판매와 같이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일자리는 점점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 구직자도 늘었다. 고령자들은 대개 환경미화원이나 경비원 같은 단순 노무직에 쏠렸다.
고용노동부는 2일 공공부문 취업 누리집인 ‘워크넷’에 2014~2018년 등록된 구직건수 2187만여건의 희망직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절반(1053만여건)을 차지하는 30세 미만 청년의 지난해 선호직종 1~3위는 총무사무원, 경리사무원, 전산자료입력원 및 사무보조원이었다. 순위 자체로는 2014년과 변동이 없지만, 총무사무원 선호 비중이 7.18%에서 5.83%로 감소하는 등 ‘톱3 직종’의 선호도는 하락했다.
대신 청년들은 새로운 일자리로 눈을 돌린다. 14위였던 사회복지사는 10위로 올라섰다. 간호사, 물리·작업 치료사 등 보건·의료 직종 선호도도 상승세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관련 일자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 구직자 선호도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유망 직종 중 하나인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는 2014년 19위에서 지난해 16위로 3계단 상승했다. 반려견을 기르는 가구가 늘면서 애완동물 미용사는 121위에서 90위로 껑충 뛰었다. 반면 선호도가 떨어진 직종도 나타났다. 2014년 9위였던 제도사 선호도는 지난해 15위로, 영업·판매 관련 관리자는 24위에서 73위로 크게 내려앉았다.
이런 현상은 30대 구직자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사회복지사의 경우 2014년 21위에서 지난해 11위로 상승했고, 보육교사는 12위에서 9위로 올라섰다. 미래 유망 직종으로 꼽히는 생명과학 연구원은 173위에서 111위로 올라섰다.
또한 고령층 인구가 늘면서 60세 이상 구직자 비중이 증가했다. 2014년 60세 이상 구직자 비중은 12.8%였는데, 지난해 16.6%로 늘었다. 기대여명이 증가하면서 직장에서 은퇴한 뒤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고령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60세 이상은 전체 연령대 중 유일하게 남성 구직자 비중이 여성보다 높다는 특성을 보였다.
그러나 고령 구직자들은 직전 직장에서 쌓은 전문성이나 경험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4년부터 5년째 환경미화원과 경비원이 희망직종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희망직종 역시 간병인, 기타 서비스 관련 단순 종사원, 가사도우미, 주방보조원 등 단순노무직이 대부분이었다. 고용부 김영중 고용서비스정책관은 “청년, 장년층 등 대상별로 특화된 맞춤형 취업 지원 서비스를 지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