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주님께 실패의 두려움 맡기고 복음의 향기 전하는 바리스타

입력 2019-05-06 00:07

부모님 영향으로 교회 생활을 착실하게 했지만 삶은 아니었다. 자기계발을 핑계로 고액의 수강료를 내며 학원에 다녔고, 동해로 서해로 맛집 기행을 다녔다. 적금을 들어 수시로 국내 및 해외여행에, 차와 장비를 사 스키장에도 자주 가며 돈을 물 쓰듯 했다. 그러다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려 오래 다니던 은행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서 곧바로 대학교 안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너무 신이 났던 나는 결국 카페까지 넘겨받았다. 카페를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하길 원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들에게 복음도 전하고 또 우리교회 대학생 동아리와 함께 캠퍼스 복음화에 동역하리라는 마음으로 힘차게 시작했다.

그러나 종일 서 있고 끼니도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었다. 재료 구매에서 직원들 관리까지 운영 또한 너무 힘들었다. 방학 중에는 종일 매출이 3만원도 안 되는데,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등 물질적 압박은 날로 심해졌다. 은행에 있을 때와 반대로 동생에게까지 손을 내밀다 보니 자존심도 상하고 몸과 마음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힘든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던 어느 날 ‘부활을 아는 것과 믿는 것은 천지 차이’라는 말씀이 내 중심을 찔렀다. 예수님의 부활 사건에 아무런 의심이 없었고 또 그런 확신으로 전도를 해서 나는 정말 잘 믿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놓았던 제자들의 삶과 이 정도 시련 앞에 무너지는 나를 비교해 보니 나는 예수님의 부활을 잘 아는 자이지 진정 믿는 자가 아니었다.

다시 성경에 집중했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롬 10:9) 여기서 ‘마음에’ 믿어야 한다는 말씀이 도저히 풀리지 않았다. 그때 한 지체가 현재 눈앞의 모습은 믿을 수 없었지만 과거 사진을 보는 순간, 그 확실한 물증 앞에서 자신의 모든 의심과 생각들을 내려놓았다고 간증했다. 역사 속에 기록된 예수님의 부활 사건이 바로 확실한 물증임이 선명해졌다. ‘이걸 보고 믿는구나.’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믿을만한 증거로 주신 부활의 표적 앞에 서니 내 실상이 정확히 보였다.

나는 늘 예수님을 위해 산다고 했지만 내 중심은 예수님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정말 마태복음 7장의 ‘입술로만 주여 주여 하는 자’가 바로 나였다. ‘하나님! 정말 잘못했습니다. 주님 한 분 만으로 충분합니다.’ 이렇게 고백하며 예수님을 진정한 나의 주인으로 모셨다.

마침 카페의 재계약 시기였다. 힘들고 실패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하나님께 맡기며 엎드렸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내게 낙찰시켜 주셨고 한 영혼이라도 살릴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소망하며 기쁨으로 운영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매출도 많이 오르고 커피가 맛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우리 교회 지체들의 간증 영상 홍보물을 벽면 한쪽 전체에 붙이고 늘 찬양을 틀어놓았다. 직원들과 기도로 시작하고 마무리하며 틈틈이 복음을 전했다.

카페는 어느새 복음으로 교제하는 아지트가 되어 많은 학생들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놀라운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어느 지체는 “언니, 이 카페는 성령의 와이파이 존인 것 같아요”라며 내게 ‘복음의 향기를 전하는 바리스타’라는 별명까지 지어줬다.

지금은 춘천 시내에 새로운 카페를 준비하고 있다. 복음을 드러내는 위그노 사업장이 되고자 공동체와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맛있는 커피로 카페를 찾아주시는 고객들을 섬기며 아론의 지팡이처럼 하나님께서 사용해주시길 기도한다.

윤정자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