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 앞에서 고개도 잘 들지 못하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크면서 이런 성격을 고치기 위해 킥복싱, 유도 도장을 찾아다녔지만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어느 날 담력을 기르기 위해 경기도 성남의 번지 점프장에 갔다. 어떻게 하여 한 번은 뛰어내렸는데 자신감은커녕 공포감에 낙심만 더 커졌고, 자신감 회복에 좋다고 스피치 학원에 다녔지만 밖에 나가 말 한마디 못한 채 그만두었다. 군에 가면 해결되리라 생각했지만 전투경찰로 미국 문화원 시설 경비로 너무나 편하게 보내다 보니 성격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자연스런 의사소통으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는 것은 내게 너무 어려웠다. 결국 혼자 하는 일이 가장 어울릴 것 같아 트럭운전을 하며 사회활동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산악회에 들어갔다. 거기서 말 없는 나를 과묵하고 착하다고 좋게 본 어느 분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결혼은 했지만 순탄치 않았다. 직장도 자주 그만뒀고 다정다감한 남편도 되지 못했다. ‘역시 나는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이야’라는 생각의 틀 속에 갇혀가는 것을 알면서도 내 힘으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세상과 고립되어 가고 있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춘천한마음교회에 다니는 한 자매의 전도로 처음 교회에 따라갔다. 그리고 얼마 후 성당에 다니던 우리 부부는 아예 교회로 적을 옮겼다. 그런데 말씀이 마음에 닿지 않았고, 특히 ‘모든 사람이 죄인이다’는 말씀은 도저히 받을 수 없었다. 그래도 열심히 말씀과 기도를 하던 어느 날, 드디어 말씀이 들렸다. 성령의 강권적인 역사였다. 부활을 통해 예수님이 하나님인 것이 알아지며 부활하신 그분을 주인으로 믿지 않는 것이 죄라는 사실이 마음에 확 들어왔다.
그때 많은 지체들이 방송에 출연하여 간증하고 늘 들은 말씀을 간증으로 기록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음을 보고, 나도 간증을 쓰기로 결단을 하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분명히 부활을 통해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알았고, 그분을 믿지 않는 것이 죄라는 것도 인정하고 분명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는다고 생각했는데 나 자신을 보니 전혀 변화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게 늘 고민이었다. 그런데 그건 내 기준이고 내 착각이었다. 진짜 변화는 마음의 주인이 예수님으로 바뀌는 것임을 알게 됐다. 나의 행동이 변화되어서가 아니라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에 이미 그분은 나의 주인이셨다. 드디어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진정한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하나님은 내가 변화되어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분이셨다. 그 사실을 정확히 알았을 때, 드디어 내게 진정한 자유함이 임했다. 비록 내성적이고 자신감이 없는 것 같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감사의 눈물만 나왔다. 이런 사랑으로 하나 된 공동체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도 너무 감사했다.
하나님께선 내게 봉사할 기회를 주셨다. 교회 버스 운행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한 몸 된 지체들과 자주 만나 교제하면서 부족했던 내 성격도 자연스럽게 고쳐져 상상도 하기 어려웠던 전도도 함께 나갔다. 대학 캠퍼스와 병원, 최근에는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전도지를 나누어 주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한다.
항상 스스로를 “나는 내성적이야”라고 단정 짓고 그런 자신을 못마땅해하던 내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정말 꿈같은 새 삶을 살고 있다. 예수님처럼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는 사명자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이상두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