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집안 일으킨 ‘강남 스타일’

입력 2019-05-01 19:07 수정 2019-05-01 23:45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오른쪽)이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세이브를 올린 고우석과 손을 맞잡고 있다. 유강남은 좋은 투수 리드와 방망이로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뉴시스

LG 트윈스는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전통의 ‘엘롯기(LG·롯데·KIA)’ 중 홀로 승승장구하며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표상 가장 크게 차이나는 것은 마운드다. LG 마운드는 1일까지 리그에서 유일하게 2점대 팀 평균자책점(2.70·1위)을 기록했다. 이렇듯 탄탄한 LG 마운드의 뒤에는 주전 안방마님으로 자리잡은 포수 유강남(27)이 있다.

LG는 이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3대 2로 승리하며 7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한화 이글스에 1대 4로 패한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2위로 뛰어 올랐다. 선두 SK 와이번스와의 승차도 불과 1경기다.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선두를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유강남은 지난해보다 공수에서 더 도드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팀의 31경기에 모두 출전해 LG의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있는데 한층 안정적인 리드와 여유 있는 경기운영을 바탕으로 동료 투수들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KT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류중일 LG 감독은 “바뀐 투수·배터리 코치의 영향을 받은 때문인지 유강남의 볼 배합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지난해보다 훨씬 능숙하게 잘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유강남은 투수들의 과감한 피칭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상대 타자의 약점을 분석해 파고드는 집요함을 보여준다. 유강남은 “올 시즌 수비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투수들이 공격적인 피칭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설령 투수가 안타를 맞더라도 후회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강조했다.

LG는 올해 1~3선발이 탄탄하다. 타일러 윌슨(평균자책점 0.57)과 차우찬(1.50), 케이시 켈리(2.47)가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4승씩, 총 12승을 합작했다. 정우영, 이우찬, 고우석 등 젊은 불펜들의 기세도 아주 좋다.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는 유강남의 힘이 투수들에게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유강남은 “각 투수의 장점과 스타일을 살릴 수 있도록 자신있는 구종을 던지게 한다.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좋고 나쁜 구종을 구분하고, 투수와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호쾌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는 유강남. 뉴시스

화끈한 타격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것도 유강남이다. 올 시즌 공인구 교체로 인해 리그 ‘투고타저’ 현상이 짙어졌지만 그는 현재까지 6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전날 KT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달성했다. 올 시즌 그의 장타율은 커리어하이인 0.529(리그 6위)다. 지난주 4경기에서는 세 차례나 결승타를 뽑아내며 팀의 연승 행진을 도왔다. 유강남은 “타석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에 집중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KIA 타이거즈를 10대 2로 대파하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팀 순위도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5이닝 9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