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선양 롯데월드 건설사업에 대해 시공을 허가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로 공사가 중단된 지 2년4개월여 만이다. 중국 정부는 건설경기 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을 위해 공사를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선양에서 추진 중인 ‘롯데타운 프로젝트’의 핵심인 테마파크 조성사업에 대해 최근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하지만 롯데 측은 공사가 2년 넘게 중단돼왔고, 다른 사업도 많은 차질이 빚어진 만큼 시간을 갖고 신중히 검토키로 했다.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3조원가량을 투입해 쇼핑몰과 호텔, 테마파크, 주거단지 등을 조성하는 대형 사업으로 시설 연면적만 150만㎡에 달한다. 현재 백화점과 영화관 등은 완공돼 운영 중이지만 테마파크와 호텔 등 롯데타운 2기 공사는 사드 보복으로 2년 넘게 중단돼왔다.
중국 당국은 2016년 말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선양 롯데월드 건설 공사를 중단시키고, 롯데 계열사들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점검 등을 실시하면서 전방위로 압박했다.
롯데는 결국 중국 내 롯데마트 112개 점포를 모두 헐값에 매각하거나 폐점했고, 롯데백화점도 톈진 둥마루점과 톈진문화센터점을 최근 폐점했다. 롯데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등 식품산업도 철수하고 있다. 롯데는 중국에 10조원가량을 투자했는데 거의 정리 수순인 셈이다.
선양시가 롯데월드 시공 허가를 내준 것은 최근 동북3성 지역의 경제 상황이 침체되자 건설을 통해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사드 보복으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선양 롯데월드 공사 재개 허가를 당부했다. 배경이 어떻든 중국이 우리의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의 6월 남북한 답방설과 맞물려 중국이 한·중 관계 개선에 본격 나서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중국, 선양 롯데월드 2년여만에 공사 재개 허가
입력 2019-05-01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