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이 흐른 2060년 청소년(만 9~24세)은 10명 중 1명에 그친다. 이미 청소년 인구는 1982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미래의 자산인 청소년이 사라지는 나라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청소년들의 삶은 녹록지 않다. 학생 때는 ‘학원 셔틀’, 졸업 후엔 ‘취업 전쟁’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73%나 사교육을 받았다. 졸업 후 취업률은 전년보다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19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인구는 1982년 1420만9000명에서 올해 876만5000명(예상치)으로 뚝 떨어진다. 2060년에는 445만8000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인구에서 청소년 비중은 올해 17.0%에서 2060년 10.4%까지 추락한다. 학령인구(만 6~21세)는 향후 10년간 180만명이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학령인구는 804만7000명으로 800만명에 겨우 턱걸이했다. 2051년에는 499만4000명으로 500만명 선이 깨진다. 반면 다문화 가정의 학생 수는 늘고 있다. 지난해 초·중·고교의 다문화 학생은 12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다문화 학생 비중(2.2%)은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귀한 몸’이 되고 있지만, 청소년의 삶은 어른 못지않게 치열하다.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보다 1.7% 포인트 늘어난 72.8%에 달했다. 일주일에 평균 6.2시간 사교육을 받았다. 평일 여가활동 시간은 1~2시간(27.4%)에 그쳤다. 1시간 미만 비중도 16.8%나 됐다. 인터넷 이용시간은 10대의 경우 하루평균 2시간32분, 20대는 3시간27분이었다. 인터넷 서비스 중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메신저 등 ‘인스턴트 메시지’를 가장 많이 이용했다.
‘학원 셔틀’ 뒤에는 ‘취업 전쟁’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해 고졸 취업률은 30.7%로 2017년보다 4.0% 포인트 떨어졌다. 대졸 취업률은 전년 대비 1.5% 포인트 내린 66.2%에 불과했다. 13~18세의 고민은 공부, 외모 순인데 19~24세는 직업을 첫손에 꼽았다.
이런 영향인지 청소년의 삶에는 그늘이 많다. 청소년 사망원인으로 ‘자살’이 여전히 가장 많았고 중·고등학생의 27.1%는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년보다 2.0%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기준으로 1년간 가출을 경험한 청소년은 전체의 2.6%였다. 가족과의 갈등이 주된 이유였다. 이어 ‘자유롭게 살고 싶음’ ‘공부에 대한 부담’ 등을 지목했다. 중·고등학생의 흡연과 음주율도 높아졌다. 각각 6.7%와 16.9%로 1년새 0.3% 포인트, 0.8% 포인트 늘었다. 강력 소년범죄도 늘었다. 2017년 기준으로 소년 흉악범죄와 폭력범죄는 전년 대비 0.4% 포인트, 3.3% 포인트 증가했다. 청소년 10명 중 1명은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중·고등학생 가운데 9.0%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2016년(11.3%)보다 감소했다. 주로 음식점, 식당, 레스토랑 등에서 서빙이나 주방 업종 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주일에 평균 2.7일, 하루평균 6.2시간을 일했고 시간당 7785원을 받았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