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력 ‘뚝’, 2차전 ‘반전의 손’ 기대

입력 2019-05-01 19:05 수정 2019-05-01 19:16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이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아약스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0대 1로 패한 후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AP뉴시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엔드 게임(최종 단계)’을 눈앞에 둔 토트넘 홋스퍼가 위기에 몰렸다. 안방에서 열린 57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토트넘은 손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당했다. 경고 누적으로 관중석에 앉아 팀의 패배를 말없이 지켜본 손흥민(27)은 2차전에서 반전을 만들어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떠맡게 됐다.

토트넘은 1일(한국시간)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AFC 아약스에 0대 1로 졌다. 전반 15분 도니 반 데 비크에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이후 효과적으로 반격하지 못했다. 결승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오는 9일 열릴 2차전에서 2골 이상 넣고 승리하여 원정 다득점 원칙을 노려야 한다.

주전을 여럿 잃은 토트넘은 이날 홈팬들의 응원에도 좀처럼 힘을 못 썼다. 손흥민 외에도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졌고, 중앙 수비수 얀 베르통언은 전반전 볼 경합 과정에서 충돌하며 다쳐 교체됐다. 페르난도 요렌테를 중심으로 루카스 모우라, 델레 알리로 구성된 공격진은 유효슈팅 1개에 그쳤을 정도로 파괴력이 부족했다. 오히려 후반에는 골대도 맞는 등 추가로 실점할 뻔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전술에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우리가 가진 옵션이 많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단지 0대 1로 졌을 뿐이다. 2차전에서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이며 희망을 내비쳤다.

올 시즌 20호 골 고지를 밟은 손흥민이 이날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며 토트넘의 공격은 무뎌졌다. AP뉴시스

토트넘의 믿을 구석은 날카롭게 벼려진 손흥민의 골 감각이다. 올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을 합쳐 총 20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2차전에 선발로 나설 것이 확실하다. 지난달 18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 2차전에서도 그는 무려 3분 만에 2골을 터뜨렸다. 최근의 상승세에다 1차전 결장으로 휴식시간을 번 손흥민을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친다면 승부를 뒤집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점을 하더라도 1골 차로 이기기만 하면 토트넘이 올라가는 만큼 크게 불리한 상황도 아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도 손흥민의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과거 토트넘을 지도했던 팀 셔우드 감독은 “손흥민의 복귀는 토트넘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빠른 스피드로 아약스의 뒷공간을 파고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축구 통계사이트 스쿼카는 손흥민을 마블의 히어로 ‘아이언맨’에 비유하며 “손흥민은 결코 2차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