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정체·중국 업체 추격에… 애플의 아이폰 전성기 끝났다

입력 2019-05-02 04:03
사진=AP뉴시스

애플의 아이폰 전성기가 사실상 끝났다. 스마트폰 시장 정체, 중국 업체의 추격에 아이폰 판매량은 좀처럼 하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서비스 부문은 분기 최고 실적을 거둬 애플 실적에 대한 시장 평가는 우호적이다.

애플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58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 감소한 수치다. 아이폰의 중국 판매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애플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아이폰의 하락세로 애플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양새다.

아이폰 매출은 310억 달러로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다. 특히 중국 부진이 뼈아팠다. 애플은 중국에서 1분기 102억 달러 매출을 기록, 지난해 130억 달러보다 21%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XS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 탓에 잘 팔리지 않는 상황이 1분기에도 지속된 것이다. 애플은 매출 반등을 위해 중국에서 아이폰XS, XR 가격을 인하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누리던 지위는 고스란히 중국 화웨이가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6.6% 감소했다고 밝혔다. 1위 삼성전자(-8.1%), 3위 애플(-30.2%)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반면 2위 화웨이는 50.3%나 성장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상당 부분이 애플에서 화웨이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분기 삼성(23.5%)-애플(15.7%)-화웨이(11.8%) 순이었던 점유율은 올해 삼성(23.1%)-화웨이(19%)-애플(11.7%)로 바뀌었다. 화웨이가 애플을 끌어내리고 1위 삼성전자를 4% 포인트 차로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분기 말 아이폰 매출은 전년도보다 좋았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이폰과 함께 양대 하드웨어 주력 사업인 맥도 55억 달러 매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다. 아이패드 에어·미니, 에어팟2 등 신제품이 나왔던 아이패드, 웨어러블 부문은 매출이 소폭 늘었다.

서비스 부문은 114억 달러 매출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직 애플TV 플러스나 애플 아케이드 같은 구독 서비스가 본격화되지 않은 시점이기에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은 높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가 반영돼 애플 주식은 장 종료 후 5%가량 올랐다.

쿡 CEO는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서비스는 내놓지 않는다”면서 “뉴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등은 취미 삼아 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2분기 실적 예상치를 525억~545억 달러로 1분기보다 높게 설정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