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어느 수양관에서 교회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다. 다른 교회 목사님이 우리 교회 성도들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 “왜 이렇게 많은 제자가 목사님과 함께 교회를 위해 생명 걸고 달려가는 겁니까.”
우리 교회보다 훨씬 큰 교회를 담임하는 그분은 자기 교회로 돌아가 교인들에게 이렇게 물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담임목사인 저와 함께 이 땅을 떠날 때까지 평생 생명 걸고 교회를 위해 함께하실 분 계십니까.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손을 들어보실래요.’ 한 사람도 없을 것 같아 그만뒀다고 했다.
이것은 한국교회 목회자 대부분의 고민이다. 어떻게 하면 담임목사와 함께 교회비전에 생명을 걸고 달려갈 평생 동역자를, 리더를 세울 수 있을까.
첫째, 제자훈련은 담임목사가 직접 해야 한다. 제자훈련은 부교역자에게 맡기면 안 된다. 한마음, 한뜻으로 교회를 든든히 세워갈 제자를 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담임목사가 스승이 돼 직접 훈련을 주도해야 한다. 제자훈련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하며 제자훈련에 대한 비전을 사역의 1순위로 설정해야 한다.
처음 시작하는 제자훈련은 반드시 장로, 권사, 안수집사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교회 중직들이 훈련하면서 담임 목회자의 꿈과 철학을 공유하면 최소한 반대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수시로 하나님을 경험케 해야 한다. 지식이나 논리, 이성이 아닌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할 때 변화가 일어나고 교회공동체에 정착한다. 그러므로 건강한 성도를 세우는 셀교회 제자학교 훈련을 통해 회심자를 신자에서 제자로, 신앙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바꿔야 한다. 예수마을셀교회는 1년에 두 차례씩 행복치유수양회, 리더수양회, 비전수양회와 해피브릿지를 갖고 매주 금요성령집회를 개최한다. 셀교회의 4W 인도법인 Welcome(환영) Worship(경배와 찬양) Word(말씀) Works(사역 나누기) 단계를 적용해 놀라운 성령의 역사를 직접 경험케 한다.
셋째, 검증된 제자훈련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제자훈련교재 선택도 너무나 중요하다. 어떤 가치와 정신이 교재에 담겨있는가에 따라 그 열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수마을셀교회의 제자학교 훈련은 총 3학기 과정으로 진행된다. 1학기 ‘믿음의 삶’에서는 신앙의 기초와 함께 소그룹 중심의 셀교회 핵심가치를 가르친다. 2학기 ‘제자의 삶’에서는 제자의 부르심에 순종케 하며 삶의 가치와 목적을 제자의 수준으로 변화시킨다. 3학기 ‘리더의 삶’에서는 셀그룹을 인도하는 리더가 돼 열매 맺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소그룹 셀에서는 훈련 후 세워진 셀리더들이 오픈셀, 해피브릿지를 열어 관계가 맺어진 새가족들과 셀가족들을 셀그룹 제자양육 교재로 10주간 제자양육을 한다. 셀에서도 동일한 스피릿과 교회비전에 사로잡힌 제자들이 세워지는 것이다.
넷째, 건강한 리더를 세우는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셀교회콘퍼런스 후속 프로그램인 ‘셀교회 집중심화과정’을 하면서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 목사님들이 가르치는 강의 내용에만 집중하고 제자훈련의 준비과정과 진행과정을 간과한다는 점이다. 셀교회 제자학교 훈련은 강의 외에 수많은 훈련이 있다.
예를 들어 훈련생을 모집하는 과정부터 예비모임, 입학원서 받기, 식사준비, 훈련장 세팅, 총무와 대표총무 선출 및 역할, 상임총무 선정을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수레바퀴 삶(1주일간 진행해야 할 말씀 기도 전도 과제), 노방전도, 지하철 전도, 투페이스(1주일에 2명 이상 새로운 사람 만나기) 운동 점검, 셀그룹 제자양육 점검, 중보기도, 훈련생 동기 간의 셀라이프, 필독서 독후감 제출, 징계, 수료식 및 사은회 졸업여행 등 제자훈련 진행 과정에 있어 보이지 않는 다양한 영적 훈련이 있다.
이는 강의내용 못지않게 훈련생들을 강력한 제자로 세우는 중요한 것들이다. 세밀한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매뉴얼이 필요했다. 그래서 ‘셀교회 제자학교 제자훈련 매뉴얼’과 ‘파워셀 디자인하라’ ‘해피브릿지 매뉴얼’ 등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책자를 만들었다.
다섯째, 예수님의 마음으로 제자훈련을 해야 한다. 예수님의 12명 제자 중 11명은 최소 한 번은 배반했고, 스승과 다른 엉뚱한 소리를 많이 했다. 특히 베드로는 주님과 함께 죽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세 번이나 예수님을 저주하며 부인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끝까지 사랑하고 신뢰함으로 그를 1등 제자가 되게 하셨다.
특히 예수님께서 직접 제자훈련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가룟 유다처럼 스승의 등에 칼을 꽂는 제자도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설사 그런 제자가 나온다 할지라도 결코 실망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하며 평생 동역자로, 제자로 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느 정도 제자로서의 모습이 갖춰졌으면 사역을 위임하고 가급적 통제를 포기해야 한다. 목회자가 통제하는 것을 포기할 때 평신도 제자들이 실제적인 목회동역자로 세워질 것이며, 더욱 강력한 제자화가 일어나게 된다. 가치가 동일하다면 창조적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내 힘으로 하면 내 힘만큼만 열매가 맺어지고 내 팔이 닿는 곳까지만 성장할 것이다.
제자로 세웠으면 위임하라. 내 힘을 빼라. 그럴 때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제자가 세워질 것이다. 건강한 교회가 세워지고 하나님 나라가 신속히 완성될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