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영호] 성찰과 혁신이 절실한 관광산업

입력 2019-05-02 04:04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크게 성장해 왔다. 지난해 외국인 입국자는 1530만여명, 내국인 출국자는 2860만여명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이고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로서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에 이어 전 세계 7번째로 30-50클럽에 가입한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K팝과 한류 문화, 아시아 최고의 허브공항인 인천공항, 국제경쟁력을 갖춘 ICT 산업도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해 최상의 관광 승수 효과를 만들 수 있는 관광 비즈니스 모델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폭탄을 맞으면서 관광산업은 지금까지도 힘들어하고 있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 내재하고 있던 관광산업의 여러 문제점과 모순들에 대해 진지한 자기 성찰과 혁신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세계의 관광 현실은 크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계 굴지의 OTA(Online Travel Agency)들이 출현하고, 이들 관광 플랫폼 사업자들이 세계 관광시장을 독식해가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우리 관광업계는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스스로 자성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혁신만이 관광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의 관광 현실을 직시하고, 어떻게 변화하고 혁신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경쟁력 있는 관광콘텐츠 개발과 적극적인 홍보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관광콘텐츠가 좋다면 관광객은 어디든 찾아가는 시대가 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광업계는 고품질의 관광상품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이를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서 찾게 할 수 있는지 큰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 우리 국민의 관광에 대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모든 국민이 민간외교관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친절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환대 실천의 정신무장이 절실하다. 마음이 먼저 변하면 행동의 변화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러한 의식 변화를 위해서는 친절과 스마일의 지속적인 캠페인이 필요하고, 다양한 언론매체 등을 통한 홍보가 필요하다.

셋째, 정상적인 상거래로 바가지요금을 근절해야 한다. 서울 중구에서 인천공항까지 콜밴 택시요금이 26만원이라고 불편신고를 한 외국인 사례나 택시의 부당요금, 쇼핑의 바가지요금, 여행사들의 약관 미준수, 덤핑 관광 등은 일부이겠지만 우리 관광의 이미지를 먹칠한다. 이에 대한 자율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넷째, 세계 관광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세계 관광의 트렌드를 놓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관광 흐름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관련 있는 민·관·학이 모두 합심해서 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관광산업의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관광은 그 자체가 일자리와 직결되는 서비스 직종이다. 관광업계 서로가 상생 협력하는 자세를 갖고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서비스 산업의 중요한 축인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미래 출구전략을 만들고 이를 위해 업계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규제 개선,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새로운 관광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작금의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우리의 혁신하려는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최근 일본도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결과물을 만드는데, 우리가 못할 것은 없다고 본다. 정부도 지난달 2일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국가관광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대한민국 관광 혁신전략’을 발표하는 등 새로운 관광발전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 큰 희망과 기대를 갖는다.

윤영호 한국관광협회중앙회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