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믿음이 전혀 없는 아버지와 기도하시는 어머니(한문희 권사) 밑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서울 마포에서 작은 슈퍼를 운영했는데, 어머니가 모든 일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해 있었고 폭력과 외도로 힘들게 했습니다. 어머니는 오직 신앙의 힘으로 버티셨습니다.
군에서 제대한 후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아내(박효은 집사)를 만나 24세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했습니다. 결혼 후 부모님과 같이 살게 됐고 어머님의 권유로 교회에 다녔지만 늘 부담스러웠습니다.
날이 갈수록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과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잦은 술로 몸이 힘들어졌습니다. 무기력감에 젖고 세상 사는 게 힘겨울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아이들 앞에서도 싸우고 희망 없는 앞날 앞에 시비가 붙으면 몸싸움까지 하며 혈기 부리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가정과 직장 모두를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경기도 파주에 사는 누나(백현희 집사) 집에 가게 됐습니다. 매형(명윤준 안수집사)과 함께 대화하던 중 저희 부부 문제의 심각성과 제 괴로움을 이야기했습니다. 매형과 누나는 진심으로 저를 위로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냐. 진작 말해줬으면 처남을 위해 기도했을 텐데…. 하나님께서 너희 부부를 부르시는 것 같다.” 누나는 힘들어하는 제게 자신이 만난 하나님을 소개했습니다. “나는 너무 행복하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로 살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너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복음을 전하는 누나의 얼굴을 보니 해같이 밝았습니다. 제가 예전에 알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늘 부정적이고 혈기와 분이 많으며 얼굴은 화난 사람처럼 하고 있던 누나가 평안하고 긍정적이며 밝게 변해 있었습니다.
2015년 1월 서울 구로구 천왕동에서 파주 운정 순복음삼마교회로 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그러나 가정의 ‘바벨탑’은 이미 견고하게 쌓여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저희 부부는 가지 말아야 할 가정법원까지 가서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숙려기간이 있었지만, 아내는 짐을 싸고 친정으로 가버렸습니다.
엄마가 없는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아이들에게 집중했습니다. 이를 악물고 살아보려 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며 어머니는 가슴 아파하셨고 하나님께 매달리며 기도하자고 하셨습니다.
주일이 되면 저는 아이들과 순복음삼마교회에 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가 그리워졌고 이 모든 일이 나로 인해 생긴 것 같은 자책감에 사로잡혀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방에 있는 십자가 앞에 무릎 꿇고 울면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발 아내가 돌아올 수 있게 해주세요.” 그 후 기적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내의 마음을 움직이시고 가정이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저희 부부는 모세오경 훈련을 통해 창세기의 ‘주권 세우기’ 중 출애굽기에 나오는 ‘온전한 세상 끊기’를 통해 술과 담배를 온전히 내려놓았습니다. 자녀들도 모세오경 창세기 훈련을 통해 순종과 양보를 배웁니다.
저희 부부는 가끔 부딪히는 일이 있을 때도 기도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모세오경 아카데미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내가 하나님인 것처럼 판단하고 다스리며, 세상에 눌려서 생긴 상처를 가정에서 풀었을 것입니다. 귀한 모세오경 훈련을 통해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정리=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