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욕설’ 김태형 감독에 회초리

입력 2019-04-30 19:25
30일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회관에서 열린 KBO 상벌위원회에서 최원현(오른쪽에서 두 번째) 상벌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경기 중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과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에 대한 징계수위를 정하기 위해 참석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채섭·김용달 경기 운영위원, 최 위원장, 민경삼 경기 운영위원. 뉴시스

그라운드 내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벌금 2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김 감독에게 항의한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엄중 경고 처리가 내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서울 강남구 KBO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양측 사령탑에 대해 이 같은 징계 결과를 발표했다. 상벌위는 “경기장 내 모범을 보여야 할 감독들이 비신사적 행위로 경기장 내 질서를 어지럽히고, 경기 운영을 지연시켰다”는 이유를 들어 먼저 욕을 한 김 감독에게 제재금을, 반말로 맞받아친 양 감독에게 경고를 내렸다.

KBO리그 벌칙 내규 7조에 따르면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심판 판정 불복, 폭행, 폭언, 빈볼, 기타의 언행으로 구장 질서를 문란케 하면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300만원 이하, 출장정지 30경기 이하 등으로 징계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의 맞대결 도중 8회말 2사 1, 2루에서 소속팀 타자 정수빈이 롯데 투수 구승민이 던진 볼에 맞고 쓰러지자 그라운드에 나와 공필성 롯데 수석코치에게 욕설 섞인 항의를 했다. 이에 양 감독도 발끈, 김 감독에게 거친 언사를 내뱉었고 이후 상대 선수들이 모두 뛰쳐나오는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초유의 감독 간 언쟁으로 빚어진 벤치클리어링이었다. 양팀 감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KBO가 급히 상벌위를 열었다.

한편 이번 사태에서 논란이 된 김 감독의 상대 투수 구승민을 향한 욕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상벌위측은 밝혔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경기 영상과 심판진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선수를 향한 욕설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당시 중계 영상을 통해 김 감독이 구승민을 향해 무언가 얘기한 것은 맞지만 이를 폭언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쟁점은 구승민의 빈볼 여부였다. 류 사무총장은 “현장 심판진의 특별한 관련 조치가 없었기에 빈볼 여부를 판단하고 징계를 줄 수 없었다”며 “향후 위험한 플레이가 나올 경우 선수보호 차원에서 심판진이 더욱 적극적인 대응과 판단을 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날 “규칙을 위반한 건 사실이고 제재는 당연하다. 팬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양 감독은 “좋지 않은 일로 이슈가 돼 창피하다. 정수빈이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빈볼 의도는 전혀 없었다. 하늘을 우러러 맹세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상벌위는 같은 날 LG 트윈스전에서 그라운드에 헬맷을 집어던져 퇴장당한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에게 제재금 50만원을 부과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