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 나간다면 당연히 금메달을 노릴 거예요.”
남자탁구 대표팀의 스무 살 막내 안재현의 야망은 커다랗다.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단식 최연소 메달리스트가 돼 탁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그것으로는 좀체 흡족해하지 않았다. 그의 눈길은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고 온 안재현은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로 소감을 전했다.
최근 막을 내린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딴 안재현을 비롯한 탁구 대표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안재현은 이 대회에서 4강까지 오르며 대표팀에 유일한 메달을 선사했다.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낸 최초의 대표팀 선수도 됐다. 안재현은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입국하니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어느 정도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수줍게 말했다.
본선에 직행하지 못해 대회 예선부터 참여한 안재현은 웡춘팅(홍콩·14위), 하리모토 도모카즈(일본·4위) 등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했다. 덩달아 157위였던 세계 랭킹도 73위까지 치솟았다. 기록적인 성과와 변화에도 그는 담담했다. 안재현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랭킹도 그에 따라 오를 것”이라고 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안재현은 첫 메달이나 순위 오름뿐 아니라 자신감도 챙겨왔다. 안재현은 “직접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결해보니 준비만 잘하면 다음에 붙어도 이길 수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다만 소극적인 플레이나 세밀하지 못한 리시브는 앞으로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재현에게 32강까지만 가면 선물을 주겠다 한 김택수 남자 탁구 대표팀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바로 이코노미석으로 예정돼 있던 안재현의 귀국길 비행기 좌석을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해준 것. 그는 “감독님께서 잘했지만 만족하지 말고 좀 더 보완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세계 무대 경험이 풍부한 스승의 조언에 감사함을 나타냈다. 안재현은 소속팀인 삼성생명 탁구단으로 돌아가 기술을 다듬으며 남은 국내외 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