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교 1학년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주요 대학이 자연계열 학과에 진학하기 위한 과목을 지정했다. 정부는 2015년에 문·이과 통합을 위한 새 교육과정을 완성하고 2022학년도 대입부터 적용토록 했으나 주요 대학이 이과용 수능 과목을 지정하면서 문·이과 통합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부가 30일 공개한 20개 대학의 2022학년도 수능 과목 선택 현황을 보면, 경희대와 고려대 서강대 서울과기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8곳은 자연계열을 지원하려면 수학에서 ‘기하’ 또는 ‘미적분’ 과목을 응시해야 한다(표 참조).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천대 중앙대 한양대(에리카) 9곳은 과학탐구 두 과목을 봐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 3월 각 대학에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 지정 여부를 올해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초 내년 4월까지 제출하면 문제 없지만 2022학년도는 수능 선택과목 수가 늘어나는 등 대입 전형의 변화 폭이 커 미리 공지토록 한 것이다. 교육부는 나머지 대학의 지정 여부와 내용도 취합해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이를 발표하지 않은 서울대나 지방거점 국립대도 비슷한 선택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고교 현장에선 문·이과로 구분된 수업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중하위권 대학은 몰라도 상위권 대학을 진학하려는 학생에게 문·이과 구분은 여전히 유효하다”라면서 “정시가 늘어났고 수능 최저기준도 있으므로 학교에서 수능 준비에 소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