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고2 입시도 ‘학종’에 달렸다… 고려대는 교과전형 3배 늘려

입력 2019-05-01 04:05
사진=게티이미지

주요 대학이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 비율을 높였다. 2022학년도부터 ‘정시 30%룰’(수능 위주 정시모집 선발비율을 30% 이상) 적용으로 정시 비중도 올렸지만 예상을 밑도는 수준이다. 수시 8, 정시 2 비중은 여전했다.

특히 고려대는 학종이나 다름없는 학생부교과전형을 대폭 늘려 지난해 대입제도 공론화 결과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가 발끈하자 고려대는 “2022학년도에선 내·외부적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0일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각 대학은 입학 연도의 1년10개월 전까지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발표하는데 이를 교육부가 취합했다. 전체 모집인원은 34만7447명이다. 교육부가 정시 확대 기조로 돌아서면서 수시 비중은 소폭 줄었다. 수시 26만7374명(77%), 정시 8만73명(23%)이다. 2020학년도 수시는 26만8776명(77.3%), 정시는 7만9090명(22.7%)이다.


2015학년도 이후 줄곧 수시 확대 흐름이 이어졌지만 2021학년도에서 꺾였다.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정시를 30% 이상 확대토록 했기 때문이다. 다만 학생부교과전형으로 30% 이상 뽑는 대학은 예외다. 2021학년도에서 정시가 소폭 늘어난 이유는 2022학년도를 앞두고 대학들이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시 비중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대학도 정시를 조금 늘렸다(표 참조). 그러나 학종 전형 비중을 더 많이 올렸다. 입시 전문가들은 우수 학생 선점을 위해서라고 본다. 연세대는 수능 위주 전형 비중을 27%에서 30.7%로 늘렸다. 학종 전형은 34.9%에서 48.9%로 끌어올렸다. 논술과 실기전형을 줄여 수능 전형에 조금, 학종에 많이 배정한 것이다. 건국대는 수능 비중을 31.2%에서 34.4%로 올렸지만 학종은 48.9%에서 59.3%로 높였다.

서울대와 고려대 움직임은 조금 다르다. 서울대는 학종 비중을 79.6%에서 78.1%로 거의 줄이지 않았다. 수능 비중도 20.4%에서 21.9%로 소폭 늘렸다. 입시 전문가들은 2022학년도를 앞두고 수능 비중 30%를 맞추기 위해 25%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빗나갔다. 고려대는 학종을 62.3%에서 47.5%로 줄이고 수능 전형을 16.2%에서 18.4%로 올렸다. 대신 학생부교과전형을 9.6%에서 27.8%로 높였다. 마치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고려대의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 성적과 면접 그리고 수능 최저기준이 설정된 사실상의 학종이란 평가다. 고려대의 학종과 학생부교과전형을 합치면 75.3%로 서울대 수준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부교과 30%를 통해 수능 전형 30% 확대를 피하려는 것”이라며 “학생부교과 30%는 학생 선발이 어려운 비수도권 대학을 위한 내용이다. 고려대는 해당사항이 없다. 지난해 공론화 결과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려대가 2022학년도에서 이런 비율을 유지하면 재정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훈 고대 입학전형기획팀장은 “학종과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을 맞추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확대한 것”이라며 “2022학년도에는 여러 요구를 반영한 입학전형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도경 최예슬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