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선교를 알게 하는 ‘교과서’다. 성경의 흐름을 바로 이해하면 선교를 놓칠 수 없다. ‘선교’라는 단어에 집착하지 않고 성경 전체에 흐르는 하나님의 구속사를 이해한다면 선교가 무엇이며 어떤 것인지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정흥호 아세아연합신학대 총장의 ‘성경과 선교’ 기획을 통해 선교의 성경적 의미를 찾고 바른 선교관 아래 왕성한 선교사역을 펼쳐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선교는 전적으로 죄로 인해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고 멸망 받을 수밖에 없는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구원역사(redemptive history)다. 성경을 통해 온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열정(passion)을 볼 수 있다. 이를 이뤄가기 위해 역사(work)하시는, 구원자 되신 하나님을 증거하고 알려서 죄인들이 믿고 구원 얻게 하는 사역이 바로 선교다. 하나님 앞에서는 어느 민족, 어느 누구도 모두 죄인이다. 죄인들 스스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길이나 방법은 없다. 그 해답을 성경에서 찾아야 한다.
이 구원사역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구약의 역사 속에서 먼저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을 선택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통해 어떻게 구원의 역사가 펼쳐졌으며 어떤 약속을 주셨고 지금도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어떻게 구원하고 있는가를 보여주신다. 하나님은 민족이나 종족, 인종의 차별 없이 모든 인류를 부르고 계신다. 따라서 창세기 1장 1절부터 요한계시록 22장 21절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선교의 방향을 올바로 잡아나갈 수 없다.
선교, 죄인 구원 위한 하나님의 역사
선교 동력의 우선성은 전략이나 돈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알고 이해하고 믿는 것에서 나와야 한다. 신·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잘 알지 못하고 성경적 기초가 다져지지 않은 채 사역에 임한다면 방법론이나 프로젝트에 연연하게 돼 선교의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죄인들을 구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구원의지와 모든 삶의 지침이 들어있다. 성경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선교사역에 임한다는 것은 무기를 갖지 않고 전쟁에 임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성경이라는 기준점을 바로 알지 못하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게 된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주제별로 공부함으로써 선교란 무엇이며 성경에 기초해 어떤 신학적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선교를 위해 성경적 기초를 다지고 바른 신앙의 자세로 사역에 임한다면 의심할 나위 없이 강력한 하나님의 역사를 현장 속에서 경험할 것이다.
성경이 처음부터 기록하고 있는 내용은 세상 천지만물을 만드신 분은 오직 하나님이라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를 창세기 1장 1절부터 온 세상을 향해 천명하셨다. 하나님 외에 모든 것은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이 되는 셈이다. 하나님만이 창조주라는 것을 인정할 때 다른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다.
선교 동력 하나님 말씀에서 찾으라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을 거역해 죄를 짓게 됐고 그 죄로 인해 모든 것이 왜곡됐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됐다. 이 죄악으로 인해 멸망 받을 수밖에 없는, 하나님의 진노 아래 놓여있는 죄인들을 위해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 구원해 주시는 하나님의 구원역사가 시작됐다.
성경의 처음부터 기록된 내용은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는 인류를 위해 은총을 베풀고 구원해 주시는 하나님께서 주도하는 구원역사다. 따라서 선교의 주체는 전적으로 하나님 자신이다. 구체적인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일지라도 그 배후에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고 섭리해 가신다는 것을 성경은 보여준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구약의 기록도 하나님의 구속역사 속에서 이해해야 하는 선교 열전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선교 역사는 구약과 신약,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실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역사와 일치한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께 불순종함으로 말미암아 멸망 받을 수밖에 없는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먼저 하나님 자신을 나타내주시고 죄인을 찾으셨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죄인 된 인간이 스스로 찾아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부르고 만나주시지 않는다면 구원을 얻을 길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구약에도 나타난 하나님의 선교
하나님 앞에 죄인이라는 명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죄인이 스스로 구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성경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본래부터 죄인은 다른 어느 누군가에 의해 구원받을 수밖에 없다. 창조주 되시는 그 하나님께서 죄인 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지금도 구원역사를 일으켜 가고 있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선택해 선교라는 이름 아래 지구촌 구석구석 죄악 가운데 살면서 아직도 구원해 주실 수 있는 분이 누군지를 모르는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일하시며 보내시는 하나님인 것이다.
약력=아신대 신대원 졸업, 미국 트리니티신학교 선교학박사.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역임. 현 아신대 제10대 총장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