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에서만 신규 미분양이 720건이나 발생했다. 2016년 3월(신규 미분양 788가구)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분양가를 너무 높게 잡은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단지가 화근이었다. 하지만 청약 열기가 전반적으로 식고 있는 데다 높은 분양가는 거르는 일도 늘면서 수도권 미분양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3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2147가구로 전월 대비 4.2%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째 증가세다. 수도권은 같은 기간 7727가구에서 1만529가구로 36.3% 늘었다. 서울은 50가구에서 770가구로 14배 넘게 증가했다. 경기도와 인천도 각각 24.3%, 36.4%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5만1887가구에서 5만1618가구로 0.5% 감소했다.
서울은 올해 1~3월 청약을 진행한 광진구의 ‘광진 e편한세상 그랜드 파크’에서만 700가구 넘게 미분양이 나타났다. 분양 당시부터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비싸다는 논란이 불거진 곳이다. 국토부는 구체적 단지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구별 미분양이 광진구에서 721건, 서초구 16건, 강동구 14건 순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청약에만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수도권 아파트라도 분양가가 너무 비싸면 거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564만7600원이다. 1년 전보다 13.7% 올랐다. 서울 강남의 분양가는 3.3㎡당 5000만원에 육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분양이 지속적인 현상일지 분석하기 위해 향후 2~3개월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