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새로운 시도”

입력 2019-04-30 04:04

국내 최초의 기본소득 공론화 축제인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가 2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됐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연구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가 공동주관한 이 행사는 ‘기본소득, 대동세상(大同世上)의 문을 열다’를 주제로 이틀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재명(사진) 경기지사는 개회사에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정책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기본소득이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공정한 세상 실현을 위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지제도들은 선별적이어서 가난한 사람에게,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뭔가 보조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보니 낙인을 찍게 된다”면서 “그래서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개념을 만들어 우리 모두가 함께 가지고 있는 공동자산에서 생겨나는 공동이익을 공평하게 나누자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소득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기본소득을 제공하면 일하기 싫어하지 않겠느냐 하는데 (그런 생각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고라 생각한다”며 “인간은 자기실현을 위해 사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소득이 주어지면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시절 만 24세 모든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배당’을 시작했으며 경기지사가 된 후 경기도 전체로 이를 확대했다. 경기도의 청년배당은 현재 ‘청년기본소득’으로 불리며 한국 기본소득의 초보적인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기본소득 국제콘퍼런스’와 ‘기본소득 및 지역화폐 전시회’로 진행된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공동설립자이자 영국 시민소득트러스트 의장인 애니 밀러는 첫날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본소득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로 해방감을 꼽으면서 “기본소득은 존중과 프라이버시, 재정적 자율성을 부여한다.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남녀 간의 차이를 넘어 정의롭고 통합된 포용적 사회를 구축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증세를 염려하는 의견엔 “소득세나 다국적기업들이 국가에 내지 않는 법인세를 판매세로 걷거나 탄소 배출세 등 오염물질에 따른 세금 등 다양한 재원 마련 방법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경기 지역 30개 시·군과 경남 고성군, 충남 부여군, 전북 고창군, 전북 부안군, 울산 울주군 등 35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 출범 선언식이 열렸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전 국민적 공감대 확산, 기본소득 제도화를 위한 기본소득기본법 제정,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한 국토보유세 도입 등 3개 항목을 위해 노력할 것을 천명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박람회에는 첫 날임에도 1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