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보는 인공지능(AI) 스피커’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3사는 관련 신제품을 앞세워 자체 AI 생태계 및 IPTV 가입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T는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본사에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 신제품 ‘기가지니 테이블TV’를 선보였다. 기가지니 테이블TV는 AI 비서 및 사물인터넷(IoT) 허브 역할을 해온 기존 AI 스피커에 ‘움직이는 IPTV’ 기능을 더한 것으로 요약된다. 기가지니 테이블TV를 구매한 뒤 전용 IPTV 요금제에 가입하면 침실, 주방 등 전원이 있는 집안 어디서나 IPTV를 볼 수 있다.
기가지니 테이블TV에는 태플릿PC와 비슷한 크기의 11.6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유선 인터넷에 연결할 필요 없이 와이파이에 연결하면 IPTV의 실시간 채널 및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조작 방법과 콘텐츠 종류는 기존 기가지니 IPTV 셋톱박스와 큰 차이가 없다. 음성으로 콘텐츠를 검색하거나 채널을 변경할 수 있고, 어린이, 쇼핑 등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가지니 테이블TV은 단말 가격이 39만6000원이며, 다음 달 2일 공식 출시된다. 이 기기로 IPTV 콘텐츠를 보기 위해선 TV용 KT IPTV에 가입돼 있어야 하고, 기가지니 테이블TV 전용 IPTV 이용료를 부담해야 한다. 기가지니 테이블TV 이용료는 사용하고 있는 TV IPTV 요금제(1만6500~5만5000원)의 반값이다.
앞서 SK텔레콤도 지난 18일 7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부터 누구 네모를 통해 SK브로드밴드의 IPTV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애초 AI 스피커 기능 없이 모바일 IPTV 역할에 집중한 10.1인치 디스플레이 탑재 스피커 ‘U+tv 프리’를 출시했다.
보는 AI 스피커는 기존 AI 스피커의 사용성을 확대해주는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아마존의 ‘에코 쇼’, 구글의 ‘구글 홈 허브’ 등 다양한 기기가 출시됐다. 단 이통 3사의 보는 AI 스피커는 각사 IPTV의 실시간 방송이나 VOD를 보기에 최적화됐다는 게 장점이다.
이통 3사는 또 다른 경쟁기기인 태블릿PC와는 ‘가성비’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및 IPTV 신규 가입 프로모션 등을 운영해 20만원 이하로도 단말을 구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