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놀음’ 맞네… 초반 5강 5약 갈랐다

입력 2019-04-29 19:42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프로야구가 시즌 초반부터 투수력 차이 때문에 상위권 5강과 하위권 5약으로 뚜렷이 나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현재 리그 순위를 보면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1위(20승1무9패)인 가운데 두산 베어스(21승 10패)가 뒤를 잇고 있다.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는 나란히 18승 11패(공동 3위)를 기록,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6연속 위닝 시리즈를 달성한 키움 히어로즈(18승 13패)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5약은 5강과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6위 한화 이글스(12승 16패)는 5위 키움에 4.5경기나 뒤져 있다. 1~5위 승차(3경기)보다 크다.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KIA 타이거즈는 5할 승률을 넘지 못한 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최하위 KIA(9승1무19패)는 선두 SK와 10.5경기 차이가 난다.

5강은 뛰어난 투수력을 뽐낸다. 팀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LG(2.51), 두산(3.23), SK(3.38), NC(3.74) 키움(4.26)이 1~5위를 꿰차고 있다. LG는 개인 평균자책점 1, 2위 타일러 윌슨(0.57)과 차우찬(0.87)을 보유했다. 부문 3, 4위인 조쉬 린드블럼(1.38)과 이영하(1.97)는 두산 선수다. SK는 이 부문 5, 6위에 앙헬 산체스(2.00)와 문승원(2.18)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상위권 중 SK의 1위 수성은 특이하다. 팀 평균자책점 3위지만 팀 타율은 0.238로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한 방망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SK는 올 시즌 10차례 나온 1점 차 승부에서 모두 이겼다. 또 잔루처리율(LOB)이 74.0%로 LG(74.3%)에 간발의 차로 2위에 올라있다. 100명의 주자를 내보내도 26점만 내준다는 의미다.


반면 5약은 마운드 걱정이 크다. 롯데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7.06으로 가장 높다. 삼성과 한화는 선발 평균자책점이 각각 4.75(8위) 5.80(9위)으로 처져있다. KT는 시즌 초부터 투타 엇박자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꼴찌 KIA는 팀 평균자책점(6.47)이 리그에서 가장 나쁘다.

5약은 최근 연패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것도 비슷하다. KIA는 9연패 탈출 직후인 지난 28일 또다시 패전을 추가했다. 삼성과 롯데는 지난주 4전 전패, KT는 5전 전패를 당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5약이 투수력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리그 순위가 때이른 시점부터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