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나란히 걸었던 도보다리 5월 1일부터 개방된다

입력 2019-04-30 04:05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나란히 걸었던 판문점 도보다리, 기념식수(植樹)를 했던 장소가 다음 달 1일부터 개방된다. 국방부는 29일 “남북 합의 이행 과정에서 잠시 중단됐던 판문점 견학이 5월 1일 남측 지역부터 재개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단했던 판문점 견학을 7개월 만에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견학 신청 절차를 마친 방문객들은 도보다리 일부 구간을 직접 걸을 수 있다. 정상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수행원 없이 30분간 대화했던 도보다리 끝 벤치까지는 들어갈 수 없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남북 정상이 소나무를 함께 심었던 장소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은 199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군사분계선(MDL) 인근 ‘소떼 길’로 불린다.

과거에 남북 경비 인원이 권총을 휴대한 채 서로 마주보고 있는 장면은 볼 수 없게 됐다. 견학 안내는 무장하지 않은 남측 경비 인원이 맡는다. 앞서 남북 군 당국은 지난해 10월 말 지뢰와 화기를 없애고 초소 인원을 철수시키는 JSA 비무장화 조치를 완료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방문객들이 군사적 긴장이 낮아졌음을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JSA 남북 지역 전체 자유왕래 방안은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 남과 북, 유엔군사령부가 JSA 공동근무 및 운영규칙을 만들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북한은 협의 과정에서 남측에 ‘자주성’을 거론하며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서면을 통해 자유왕래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판문점 견학은 5월 1일부터 국가정보원 홈페이지(www.nis.go.kr:4016)를 통해 단체(30∼45명) 신청이 가능하다. 학생·교사·공무원은 남북회담본부 홈페이지(dialogue.unikorea.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외국인은 여행사를 통해 견학 신청을 해야 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