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천문 시계 ‘혼개통헌의’ 보물 된다

입력 2019-04-29 19:41

문화재청은 18세기에 제작된 조선의 천체 관측기구인 ‘혼개통헌의(渾蓋通憲儀·사진)’와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등 총 7건을 29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혼개통헌의는 해시계와 별시계를 하나의 원판형 천체 관측기구에 통합해 표현한 천문 관측 도구다. 중국을 통해 전래된 서양의 천문시계인 아스트롤라베(Astrolabe)를 실학자 유금(1741~1788)이 조선식으로 해석해 1787년(정조 11년)에 만들었다. 동아시아에서 제작된 최초의 사례다. 1930년대 일본인 도기야(磨谷)가 일본으로 반출했으나, 2007년 과학사학자 고(故) 전상운 교수의 노력으로 국내에 환수된 문화재다.

혼개통헌의는 별의 위치와 시간을 확인하는 원반형의 모체판(母體板)과 별의 관측 지점을 알려주는 여러 모양의 침을 가진 T자 모양의 성좌판(聖座板)으로 구성됐다. 북회귀선과 남회귀선, 적도, 춘분점, 동지점, 서울(한양)의 위도 등이 표시돼 있다.

조선 후기 궁중 화원으로 이름을 떨친 이인문(1745~1821)이 그린 ‘강산무진도’는 총 길이 8.5m의 긴 두루마리에 광활한 산수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밖에 고려~조선 시대 회화와 불상, 초기 철기 시대 거푸집과 청동거울, 통일신라 시대 도기 등이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