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를 쓰게 된 건 ‘결핍’ 때문… 누구나 제 작품 읽고 유쾌했으면”

입력 2019-04-29 19:43
가수 김창완이 29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자신의 첫 동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을 소개하고 있다. 문학동네 제공

“동시를 쓰게 만든 건 ‘결핍’이었어요. 마음만 있지 실천엔 옮기지 못한 것들, 그런 이야기를 동시로 풀어내고 싶었죠. 어른이든 어린이든, 제 작품을 읽고 유쾌했으면 합니다.”

가수 김창완(65)은 29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는 그가 발표한 첫 동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문학동네)을 소개하는 자리. 김창완은 “제목을 저렇게 붙인 건 (방귀 같은) ‘민망한 사건’이 경계를 허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며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창완은 1977년 밴드 산울림으로 데뷔해 연기자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등단한 경력이 있는 동시 작가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김창완은 2013년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에 동시 5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틈틈이 200편 넘는 시를 썼다고 한다. 책에는 그간 썼던 작품 가운데 51편이 실렸다. 동시집 출간을 ‘외도’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으면 작품의 수준이 범상치 않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최근 ‘칸 만들기’라는 시로 동시마중에서 수여하는 ‘제3회 동시마중 작품상’까지 받았다.

과거 김창완은 ‘개구쟁이’를 비롯한 동요 앨범을 발표해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이번 동시집에 실린 작품에 멜로디를 보탤 계획은 없을까. 김창완은 “동요 앨범의 노랫말과 이번 작품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며 “동시집을 바탕으로 곡을 쓸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제가 진짜 동심이 무엇인지 느끼기 시작한 건 쉰 살이 넘어서였어요. 동심은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이고, 낯선 세계예요. 좀 더 가보고 싶은 세계이기도 하고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